22년 겨울, 평년보다 좀 이르게 영알에 눈꽃이 피었습니다.
아쉬움 남지 않게 시간을 쪼개어 가지산으로 올랐습니다.

전날 오후까지 울산권 전역에 눈비가 내렸으니 가지산은 멋진 설경으로 꾸며놓았으리라 ᆢ

영알의 눈꽃은 보통 겨울의 끄트머리나 봄의 시작 즈음에 볼 수 있건만 올 겨울엔 의외로 일찍 찾아왔다.
오후 근무라서 느긋하게 기다릴 수는 없고 아침을 서둘러 석남터널로 간다.

염화칼슘을 뿌려놓아서 터널까지 오르기는 어렵지 않았다.

9시 10분, 석남터널 앞에서 걸음을 시작한다.


시작부터 눈길이 아니고 전날 내린 비가 얼어서 얼음길이다.




코재, 여기서 아이젠과 스패츠를 착용하고 덱계단을 오른다.




드디어 멋진 그림들이 펼쳐진다.





쉼 없이 가쁜 숨 몰아쉬며 중봉으로 오른다.





오!!!!
겨울의 초입에 가지산의 설경을 만나다니ᆢ













잔뜩 흐린 하늘ᆢ 눈발이 섞인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텅 빈 정상을 잠시 서성이니 한 분의 산님이 올라온다.
반갑게 인사하고 품앗이로 인증샷을 주고받는다.



구름이 걷히고 하늘이 열려야 하는데ᆢ
점점 더 짙어지는 운무가 사방을 가둬 놓는다.







강풍을 피해 정상 뒤쪽으로 내려가 잠시 기다려보지만 구름이 걷힐 기미가 없다.
오후 출근을 생각하면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고ᆢ






다시 정상으로 올라 가지산의 한겨울 기운을 온몸에 담는다.
늘 느끼지만 겨울 가지산 정상은 몸을 날릴듯한 강풍과 추위가 대단하다.

시간에 쫓기다 보니 하늘이 열리기를 희망하는 기다림은 포기하고 그만 하산을 하기로 한다.





하산길 눈에 들어오는 그림들도 그저 아름답기만 하고ᆢ







하산길의 끝이 가까워지는 시간, 하늘의 열림이 서서히 시작된다.
돌아보니 내내 감춰놓았던 가지산이 하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아쉽다. 오후 근무가 아니었으면 지금쯤 정상에 오르도록 시간을 맞춰 걸었을 텐데ᆢ


12시 05분, 석남터널로 내려선다.
가지산의 눈꽃을 쫓아 오른 짧은 산행이었지만 올 겨울 영알의 첫눈걸음이라 마냥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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