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입석대를 거쳐서 가지산을 올랐다.

짧은 구간이지만 멋스러움은 으뜸인 입석대

영알의 맏형인 가지산은 변함없는 우직함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고...♡♡♡

입추, 말복에 이어 처서까지 지났건만 폭염의 기세는 꺾일 줄을 모른다.
오후 비예보가 나와있는 8월 마지막 일요일, 간단히 가지산이라도 걸으려고 아침 일찍 울밀로를 달렸다.

6시 40분, 옛 '가지산관광휴게소' 옆에 주차 후 도로를 건너 걸음을 시작한다.


오후에 비예보가 나와 있지만 아침 하늘은 너무 이쁘다.

입석대 능선 왼쪽의 배내고개, 오른쪽의 석남터널과 가지산을 눈에 담는다.




시작부터 마눌님 인증부터 하고...




걸음시작 20분, 입석대를 마주한다.
입석대의 멋짐은 둘째치고 하늘색이 예술이다.
"덥다. 덥다." 해도 가을은 이미 내려와 있다.



어찌 이 구간을 그냥 지나친단 말인가?
번갈아 인증샷을 남기고...



이건 그냥 바위가 아니고 조각작품이다.





중간바위로 올라서며 또 한참을 놀아보고...





네 번째 바위로 올라서면서 흔적을 또 남기고...

암릉구간이 끝나고 나서야 서둘러 입석봉으로 걸음 한다.

7시 37분, 입석봉으로...
천황산과 백운산 그사이로 얼음골 케이블카까지 깨끗함이 묻어는 그림들이다.



능선길은 보너스...ㅎ
석남터널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고~~~


코재를 오르는 622개의 덱계단으로...
자~~ 이제부터 장딴지 근육단련을 해볼까나.


턱밑까지 차오르는 거친 숨소리와 금방이라도 터질 듯이 팽창된 장딴지는 좀 쉬어가라고 아우성이다.


8시 48분, 중봉으로 오른다.


입석대를 오를 때 보이던 그런 맑고 파란 하늘은 이미 어디론가 숨어버렸다.





9시 14분, 가지산 정상으로 오른다.
두 분의 산님이 여기저기를 오가며 서로의 인증샷을 담고 있다.


마눌과 나도 정상석을 배경으로 한 컷씩 남긴다.



변함없이 영알의 구심점으로의 위용과 그 든든함을 맘껏 뽐내는 가지산 정상이다.




회색빛으로 변하는 하늘색이지만 빙 둘러봐도 원경까지 만들어내는 깨끗한 공기가 너무 좋다.


검은 염소 두 마리, 이 녀석들 언제부터인지 가지산 정상을 차지해 버렸다.
바로 옆으로 다가가서 손을 내밀어도 도망가지 않고 멀뚱멀뚱 쳐다만 본다.
영알의 멋과 대자연을 같이 느끼고 살아가는 건 좋은데 염소 특유의 노린내가 좀 거슬렸다.
몇 해 전까지는 정상을 지키는 개가 사랑을 받았었는데....



가지산장은 임시휴업이란다.
산장의 라면이나 막걸리를 생각하고 빈손으로 오르는 산님은 낭패(?)일 것 같은데...ㅎ



헬기장으로 내려간다.
이미 억새는 한껏 가을을 피워놓았다.


시시각각 짙은 안개가 몰려와 정상부를 덮었다 열었다를 반복한다.
9시 45분, 소나무 아래에서 간단히 컵라면으로 아침을 대신한 뒤 하산을 시작....


다시 걷는 덱계단 622개...
이미 설치된 지 오래여서 곳곳이 부서지고 썩어 내리고, 또 중간중간 보수를 해놓고...
대대적인 보수나 재시공이 있어야 할 듯하다.


점점 더 몰려오는 잿빛 구름들...

11시 15분, 석남터널로 내려서는 것으로 걸음을 마무리한다.
여전히 무더위가 남아 있지만 능선을 넘는 바람과 깊이를 더하는 하늘은 가을이 와 있음을 새삼 실감케 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가을 산걸음을 시작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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