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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산군

2024년 1월 20일, 대한(大寒)에 핀 가지산 눈꽃

영알사랑 2024. 1. 20. 17:07

마지막 절기 대한(大寒), 전국적으로 눈비가 내리는 주말이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영알의 맏형 가지산에도 눈꽃이 피었다.



가지산(1,240m)은 태백산맥의 남쪽 여맥에 있는 산으로서 이 일대는 경남 북동부의 산악 지대로 1,000m 내외의 험준한 산들이 솟아 있는데, 그 가운데 최고봉이 가지산이다.
가지산의 동쪽은 태화강(太和江)의 상류이고, 북서쪽으로는 운문댐으로 이어지는 무적천(舞笛川)이 흐르고, 남쪽은 밀양강의 지류인 산내천(山內川)의 상류가 된다.



24 절기 중 마지막 절기 대한을 맞아 전날 밤부터 오락가락하던 비가 새벽이 되니 더 굵어진다.
이런 날 가지산엔 멋진 눈꽃이 피었으리라.
부푼 기대와 설렘으로 밝기를 기다려 가지산으로 달려간다.



~  ~  ~


석남사 입구인 아래쪽은 비가 내리고 있어 부득이(?) 터널입구까지 차로 올라왔다.
나름 서둘렀건만
이미 도로변에는 주차해 놓은 차들로 가득이다.
8시 20분, 걸음을 시작한다.


마음이 바빠 준비운동 없이 오르니 숨은 턱밑까지 차오르고....
이내 곧 능선으로 올라선다.



오늘은 아예 처음부터 우의와 스패츠를 착용하고 걸음을 시작했다.


석남재 대피소를 지나고 코재로 오르는 덱 계단을 절반쯤 걸으니 눈이 보이기 시작한다.


산걸음 중 이놈의 계단은 늘 힘들다.
내 숨소리가 귀에 거슬릴 정도이니 말이다.


마눌은 "오!!  멋지다"를 연발하고....
그래도 이렇게 멋진 눈꽃이 반겨주니 힘이 절로 난다.


제대로 만난 올겨울 첫눈이다.


중봉으로 오른다.
바람이 얼마나 센지  몸을 날릴 기세다.


중봉 주변은 눈꽃이 장관이다.
강풍과 함께 싸락눈이 얼굴에 부딪혀 눈을 떨 수가 없을 지경이다.



바람을 등지고 겨우겨우 번갈아 한 컷씩 남긴다.


멋지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곰탕(?)은 아쉬움이지만...ㅎ


9시 54분, 정상으로 오른다.
예닐곱명의 산님이 정상을 즐기고 있다.



잠시 기다려 정상을 인증한다.
겨울이면 늘 그렇지만 정상의 바람은 잠시의 머묾도 허락지 않을 기세다.
꽃꽂이 서 있기가 힘들 정도의 강풍이다.



자리를 옮겨 다른 정상석을 배경으로 또 잠시 놀아본다.


세찬 바람에 밀려 비틀비틀거리고, 떨어지는 체온으로 손이 시려서 끙끙거리고....


바람을 피해 아래쪽으로 내려간다.


정상에서 헬기장으로 내려가기 전 홈통에서 커피와 간식으로 잠시 몸을 녹이고...


헬기장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눈꽃이  얼음꽃으로 변하고...


이건 상고대도 아니고, 눈꽃도 아니고, 얼음꽃도 아니고....
소나무들은 멋진 갑옷을 입고 있다.



헬기장 옆의 소나무도 멋진 갑옷을 입고...


헬기장을 지나 운문지맥으로 가는 암릉입구까지 눈꽃구경을 한다.


이리저리 왔다 갔다.....
눈꽃에 취해 한참을 놀고서야 가지산 정상으로 다시 오른다.



바람은 더 강하게 불어 들이밀고....
어서 내려가라고 소리치는 것처럼 들린다.



10시 43분, 하산을 시작한다.


중봉 옆으로 돌아온 하산길....
오를 때보다 걸음에 여유가 생기니 눈꽃이 더 아름답게 보인다.



철쭉군락지를 지나고 덱계단을 내려와 대피소 옆으로 내려선다.


이후 질퍽거리는 길을 걸어 터널 옆으로 되돌아온다.


12시, 등로의 질퍽임으로 젖은 등산화와 바짓가랑이를 정리하는 것으로 가지산 눈꽃 걸음을 마무리한다.
영알의 맏형 가지산 걸음,  기대한 것보다 훨씬 멋진 눈꽃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