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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불.영축산군

2023년 8월 13일. 영축산 느리게 걷기

영알사랑 2023. 8. 13. 20:18


태풍 '카눈'이 끝이 없을 것 같던 폭염을 잠시 주춤케 한다.
어쩌다 보니 고마운(?) 태풍이 되어 영축산이라도 걸을 수 있는 용기를 준다.



지난가을 은수샘으로 오른 후 9개월 만에 영축산을 찾는다.


8시 30분, 지산마을버스 종점에 주차 후 걸음을 시작한다.
오늘은 영축산을 오른 뒤 함박등까지 걸음 후 백운암으로 내려올 계획으로...



축서암 사거리를 지나고 온전히 임도를 따라  '之'자 걸음을 한다.


취서산장 철거 후 공터로만 있는 줄 알았는데 산불감시초소 앞으로 앉을 수 있는 파라솔과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고 컵라면, 막걸리 등....  예전만큼은 아니라도 나름의 쉼 공간이 이어지고 있다.


늘 그랬던 것처럼 영축 동봉인 매봉을 한눈에 담아본다.


정상 등로를 살짝 벗어나 영축 동봉의 옆구리를 끼고 오른다.


오이풀과 마가목...  이맘때쯤 볼 수 있는 자연들이 오랜만의 걸음을 반겨준다.


동봉의 바위들을 걷는 느낌은  등산화 바닥이 오롯이 몸의 전율로 전해주고...


영축산 정상이 이렇게 조용해도 되는 건가?
까마귀 한 마리만이 오롯이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10시 35분, 심술처럼 잔뜩 덮였던 운무가 잠시 비켜서고 파란 하늘이 드러나는 시간, 번갈아 인증사진을 남긴다.


신불평원과 신불산 방향을 바라보고...
다시, 나아갈 영축지맥의 멋진 능선을 눈으로 먼저 맛본다.



등로 옆으로 지천인 오이풀...
그리고 참취도 쑥스러움이 묻어나는 이쁜 꽃을 만들어 놓았다.



아!!!!  
그러고 보니 억새도 인사 올 시간이 되었다.
어느새.... 말이다.



모시대도 수줍은 듯 꽃몽우리를 숨기고...


꿩의다리도 보이고...


능선을 넘는 시원한 바람을 힘 삼아 또 한 번 인증샷을 남기고...


가을을 착각하게 하늘색은 점점 더 좋아지고...
씩씩거리며 함박등으로 오른다.



11시 55분, 함박등으로...


처음 보는 '추락위험' 경고 안내는 뜬금없이(?) 왜일까?
ㅎᆢ 여기를 자주 찾는 산님이라면 익히 알만하다.
함박등 남쪽으로 서 있는 엄지손가락 모양의 바위에 올라서서 인증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늘어 나서다.
'멋짐'도 좋지만 위험천만하니까~~~



함박등에서 내려선다.
영축지맥 능선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다.



하늘과 바위의 멋짐을 한번 더 담고...
함박재로 내려선다.



12시 30분, 백운암으로...
백운암은 한창 점심 공양 중이다.



백운암 이후 어어지는 하산길, 익숙한 너들의 오른쪽이 아닌 숲길의 왼쪽을 택한다.


나무숲길을 따라 걸으면 포장도로가 아닌 숲길로 비로암까지 이어진다.


비로암 직전의 계곡, 천정샘에서 은수샘에서 만들어지는 물은 이곳으로 모여 내려온다.
늘 마르지 않는 골짜기지만 태풍 후라서 수량이 더 풍부하다.



계곡에서 발 담그고 한참을 쉰 뒤 비로암을 거쳐간다.


한발 늦은 능소화도 절정의 배롱나무 꽃도 절집이라 더 아름다워 보이고...


비로암을 나와 절집 뒤를 빙 돌아서 축서암으로 이어지는 명품 솔숲길을 걸어간다.


반야암 갈림길을 지나고...


아름드리 솔숲을 걸어 걸어...


지산마을버스종점으로 돌아온다.
더위가 무서워서...
의욕이 열정이 떨어져서...
본격 더위가 시작된 후 산걸음은 엄두도 내지 못했었다.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수 그러던 폭염, 모처럼 시도한 산행이었지만 여전히 힘든 걸음이었다.


2시 30분, 귀갓길에 돌아본 영축의 산그림...
영축산 느리게 걷기 6시간, 힘듬보다는 뿌듯함으로 채워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