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시끄러운 2월 막지막 날, 오랜만에 치술령을 찾았다.
치술령은 경주시와 울산시의 경계선상에 자리하고 있으며 망부석(望夫石)설화가 있는 곳이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는 신라 충신 박제상과 그의 부인에 관한 애절한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박제상은 신라의 눌지왕 즉위 후 고구려와 일본에 볼모로 잡혀 있던 두 왕제를 구출코자 하였다.
먼저 고구려에 가 있는 복호를 구출해 귀국시킨 후, 일본으로 건너가 미사흔을 구출해 내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일본에 잡혀 심한 고문 끝에 소사 당했다.
이때 박제상의 김씨부인은 두 딸을 데리고 치술령에 올라 일본에 간 남편을 기다리다 죽으니 그 몸은 돌로 변하여 망부석이 되고,
그 영혼은 날아가 숨었는데 그 곳이 국수봉의 은을암이라 한다.
-한국의 산하에서 펌-
참 오랜만에 치술령을 올랐다.
얼마만인지 기억이 없어 기록을 들춰봐야 할 정도로 말이다.
영남알프스 주봉들의 그늘에 가려 숨겨진 명성만큼 인기를 누리지 못하는 산이 치술령이다.
삼국시대 신라의 이야기들이 나름 많이 남아있는 산이 치술령과 국수봉이건만....
반용저수지 옆에 주차후 걸음을 시작한다.
연수원으로 사용하던 '하늘숲'이 카페로 변해있는 저수지 상류.....
'하늘숲' 옆, 계곡을 끼고 올랐다가 우측으로 내려올 계획이다.
'하늘숲'을 지나고 곧장 계곡으로 들어가 나만의 재미에 빠진다.
주중의 비로 수량이 받쳐주니 생각지 않은 계곡의 느낌이 물씬 묻어난다.
어제 오후부터 저녁까지 내린 비가 가지산에는 눈꽃을 피웠을거라는 확신이 들지만 한달음에 달려가지 못하는 몸이 약(?)오른다.
토요일 오전에 꼭 봐야 할 볼일을 다 보고 나니 10시가 넘어 버렸다.
주섬주섬 베낭챙겨 나서는 시간이 10시 40분, 시간상 영알의 주봉으로 달려가지는 못하고 오랜만에 치술령이나 걸어볼까 하고 반용지로 왔다.
물소리가 만들어 주는 계곡을 거슬러 오르는건 당연한 걸음이다.
미니삼각대 세우고 셀카를....ㅎ
계곡의 모양이 옅어질때 까지는 거슬러 오르기로 한다.
물소리도 가늘어지고 계곡의 모양이 옅어지니 이쯤에서 등로로 탈출한다.
계곡을 벗어나 등로를 걸으니 숨가쁜 씩씩거림이 귀에 들리기 시작하고....
↑. 갈비봉 직전의 고개마루로 올라선다.
↓. 고개마루에서 좌측으로 갈비봉과 치술령 방향이다.
갈비봉으로 올라선다.
밋밋한 치술령에 몇없는 바위구간이다.
등로 우측에 쉬어가기 너무 좋은 평평한 바위가 있고....
치술령 정상 찍고 내려오면서 이 바위가 비어 있다면 점심을 하고 내려 가리라 ~~ ^ ^
남방마을에서 오르는 갈림길을 지나고...
치술령 정상을 기준으로 7~8부 능선의 등로에는 진달래와 철쭉 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진달래와 철쭉의 개화 시기만 맞춘다면 이 곳도 나름 참 괜찮은 곳인데, 늘 멀리 이름있는 산들만 찾게된다.
헬기장으로 올라서니 치술령 정상이 코앞이다.
두동면 법왕사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고....
헬기장에서부터 정상으로 가는 좌우로는 잡목들을 제거하고 철쭉을 심어 놓았다.
치술령 정상으로 오른다.
신모사비
뒷면에는 이 비에 대한 글들이 적혀 있으나 짧은 내 가방으로는 다 헤아릴 수가 없다.
간단히 정상을 인증하고...
망부석(望夫石)으로 내려간다.
망부석은 경주가 주장하는 바위와 울산이 주장하는 바위가 각각 반대편에 두개가 있다.
망부석에서 주변을 휘익 돌아보고는 서둘러 내려와야 했다.
먼저 쉬고있던 여자 네 분, 괄괄한 목소리와 흥 넘치는 웃음들... 나 스스로 멋쩍어 자리를 비운다.
망부석에서 내려오는데 등로 옆에서 만난 독수리 한마리....
겨울철이면 자주 보이는 멸종희귀종인 검독수리로 보인다.
크기 8~90cm의 크기로 어릴때 시골동네 닭이나 강아지는 물론 아기들 까지도 채어간다는 검독수리로 보였다.
그런대 이녀석 날지를 않고 뛰듯이 도망을 가는데 오른쪽 날개쭉지가 쳐져 있었다.
아마도 날개를 다쳐서 날지를 못하는것 같은데 어떻게 해줄 수가 없어 안타까웠다.
내려오니 올가가면서 찜(?)해둔 평평한 바위가 비어있다.
명당(?)쉼터에서 간단히 컵라면으로 점심을 하고, 커피까지 마시고 간다.
↑. 갈비봉으로 내려서고...
↓. 오름길에 올라섰던 고개마루를 지나고...
다시 갈림길...
↖ 남방, 대신방향 / 반용지 방향 ↗
우측으로 능선을 따라 내려가면 '하늘숲'으로 내려서게 된다.
저 아래 왼쪽으로 반용지가 살짝 보이고...
하산길에 만나는 최고의 전망터...
한 눈에 들어오는 가까운 산 그림들이 참 좋다.
영알의 주봉들은 낮이 되어도 구름으로 꼬깔을 쓰고 있는지 정상들이 보이지 않는다.
묘비에는「 통정대부..... 」어쩌고저쩌고라고 적혀 있는걸 보니 벼슬자리에 계셨던 어른인것 같은데.....
해발을 낮추니 진달래가 몽우리를 만들고, 좀 더 내려오니 제법 피고 있다.
세상은 시끄러워도 봄은 오고 있다.
아니, 이미 봄은 우리곁에 제법 와 있었다.
'하늘숲' 앞으로 내려서는 것으로 오랜만에 찾은 치술령 걸음을 마무리 한다.
반용지를 빠져 나오면서 걸음했던 산그림을 한 컷 담아 본다.
'코로나19' 발생 한달여 만에 3천명을 훌쩍 넘겨버린 확진환자들....
얼마나 더 확진될지... 언제쯤 진정이 될지...
모두가 힘들겠지만 조금 더 노력하여 하루빨리 진정되기를 바래본다.
힘내라 대구 경북 ! ! ! 힘내라 대한민국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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