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경주 남산에서 콧바람 쐬기(?) 했다.
섣달 그믐날, "음식준비로 바쁜 여자들의 손을 덜어줄 수 없다면 차라리 자리을 피해주는게 도와주는 것" 이라는 말을 온 몸으로 실천(?)하기로 한다.
명절 음식준비로 바쁜데 고리타분한 남자들이 옆에서 걸리적 거리면 안된다.
때맞춰 밥 해줘야 하고, 과일 깎아줘야 하고, 커피까지 타줘야 하는 애물단지(?)들...
애물단지가 되지 않기위해 달랑 물 한병만 들고 아들과 경주 남산으로 도피(?)의 시간을 가졌다.
( 삼릉의 솔숲을 담은 사진을 다시 사진으로... )
삼릉 주차장에 주차후 칼국수 한그릇을 먹은 뒤 뒷짐을 지고 어슬렁 걸음을 시작한다.
오늘은 등로 옆으로 산재한 문화재를 둘러봄은 생략하기로 하고 줄곧 앞으로 걷기로만 한다.
음식준비로 바쁜 여자들에게 자리를 피해주는 것이 작은 핑계였지만
더 궁극적인 목적은 오랜만에 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였다.
지난해 서울로 올려 보내고 나니 얼굴보기가 참 어려웠졌다. 기껏해야 명절과 생일, 집안 경조사에나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직장 생활은 어떤지...
삶의 계획이나 목표는 어디까지 두고 있는지... 사회인이 된 아들이 궁금했다.
얼굴 마주보고 이야기하려니 몇마디 못해서 딱딱해지고 잔소리만 늘어놓게 되니, 걸으면서 이저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는 편할것 같았다.
씩씩거리며 상선암으로...
같이 있을때는 가끔 산걸음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했었는데, 서울로 올라가더니 체중도 늘어나고 운동을 게을리 했다며 연방 거친 숨소리를 내며 오르는 아들에게 운동 좀 하라는 핀잔을 준다.
바둑바위로 오른다.
이어 금송정터로...
상사암 옆을 지나서...
경주 남산의 정상인 금오봉으로 오른다.
간단히 정상 인증을 하고...
화장실에 들런 뒤 삼불사 방향으로 하산을 한다.
삼불사 방향으로...
삼불사로 내려선다.
삼불사 이후 '삼릉 가는 길'을 따라서 삼릉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아들과의 콧바람 쐬기를 마무리...
물질적으로 별 도움을 주지 못하는 부모지만 불평이나 아쉬운 소리않고 나름 열심히 사회생활에 적응하고 있는 아들이 내심 고마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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