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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명산

2019년 3월 31일. 남해 금산

영알사랑 2019. 4. 2. 11:18


봄꽃이 흐드러지게 핀 3월 마지막날, 남해로 산행 겸 나들이를 나섰다.



남해 금산을 가고 싶다는 두 여자의 오랜 바램을 들어주고자 화창한 봄날 하루를 만들어 봤다.

마눌은 바위가 멋진 금산 산행이 목적이고,

딸은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Hot 하다는 인스타그램의 금산산장에서 컵라면을 먹는게 목적이다.

( 난 이미 금산을 세번이나 갔다 왔었는데... )



파란하늘, 깨끗한 공기...  쌀쌀함이 만들어 놓은 날씨가 너무 좋다.

3시간을 달려 도착한 금산 1주차장, 텅 비어있는 주차장에 주차후 걸음을 시작한다.




딱히 어디로 가서 어디를 걷고 어디를 보고....

오늘은 이런 계획없이 오른다.

쌍홍문을 지나 보리암을 거쳐 정상, 그 후은 여기저기 왔다갔다 놀다가 이 곳으로 내려오게 될테니까.





손이 시리다고 느낄정도의 쌀쌀함, 그래도 이어지는 돌계단은 몸에 땀을 베게 한다.




쌍홍문





마눌과 딸을 먼저 올려 보내고 놀아 본다.






보리암으로 오른다.




↑. 해수관음상에는 발디딜 틈이 없다.

↓. 상주해수욕장을 중심으로하는 남해의 바다를 한눈에 담아보고...



상사암, 제석봉, 좌선대, 화엄봉이 한 눈에 들어 온다.



보리암 산신각 뒷편의 바위는 금방이라고 굴러 떨어질듯해 보는 것으로도 아찔하다.

저렇게 얼마나 오랜 세월을 지나왔을까?

그리고 또 얼마나 많은 시간들을 저렇게 버텨낼까?






금산 정상으로 오른다.





금산 정상에 왔으니 인증샷은 남겨야지...






금줄을 넘어 앞쪽에 있는 옛정상석에도 살짝 들리고...





정상에서 내려와 금산산장에 먼저 들린다.

시간이 더 늦어지면 산장을 찾는 사람들로 북적일테고, 딸이 원하는 자리를 잡기가 어려워 질것도 같고...




다행히 딸이 원하는 자리를 잡았다.

먼저 자리하고 있던 네명의 젊은이들이 자리를 일어서는 시간이 비슷하게 맞아 떨어졌다.

컵라면, 해물파전, 메밀전병을 시켰다.

지지난해 찾았을때는 정식도 팔고, 파전에 막걸리도 팔았었는데....








따스한 햇살 받으며 원하는 목적을 이루었다는 뿌듯함(?)까지....

컵라면에 해물파전, 숨겨간 캔막걸리도 한잔 하고, 커피를 마시는데 눈치가 너무 보인다.

뒷편에는 음식을 들고 젊은이 두 팀이나 서서 기다리고 있다.

'빨리 일어나라'는 무언의 압박이다.



뜨거운 커피를 후루룩 마시고 자리를 비워줘야만 했다.




좌선대를 지나 상사암으로 이동한다.




상사암으로 오른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금산의 그림들은 가히 압권이다.







금산산장에서 배도 채웠으니 햇살좋고 그림좋은 상사암에서 또 한참을 놀다간다.


가족은 같이 있어야 하는데...

좋은걸 보고, 맛있는걸 먹고, 재미난 일이 생기면 서울에 가 있는 아들녀석이 자꾸만 생각이 난다.

이렇게 좋은 봄날, 넷이 같이 왔으면 참 좋았으련만....








저만치 아래 또다른 산행기점인 두모마을에도 유채밭이 만들어져 있나보다.






바위가 아닌 흙이 있는 곳에는 온통 얼레지 군락이다.

금산에 얼레지가 이렇게 많이 있다는 사실을 오늘 새로 알았다.




보리암을 옆으로 두고 오름길로 하산을 한다.

마음같아서는 맑고 깨끗한 금산에서 더 놀고 싶지만,

모처럼 남쪽으로 온 걸음에 한 두곳을 더 들리고픈 욕심에 하산을 서두른다.



1주차장에서 정상까지 2.2km의 거리이니 하산은 채 1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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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마을로 가는 길에 미국마을은 대충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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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 다랭이마을로 ...




먼저 시골할매집에서 해물파전에 유자막걸리 한잔을 하고 다랭이지겟길을 걸어본다.






암수바위





몇년전에 찾았을때는 다랭이논에 마늘이 거의 심어져 있었는데

이제는 마늘을 심어놓은 논은 몇군데 없고 온통 유채밭으로 변해져 있다.

농사를 지을 사람이 없다는 이유일것도 같은데...









세상의 아빠들은 다 딸바보 일거라고 믿는 나....

싫다는 딸을 자꾸만 모델로 세운다.







마늘이 심어진 푸릇한 다랭이 논을 생각하고 왔더니 온통 유채꽃으로 만들어진 다랭이 논을 본다.

올 봄 유채꽃 구경은 이걸로 대신해도 충분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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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를 나오면서 독일마을에도 잠시 들린다.




마눌과 딸은 맥주 한잔, 난 커피, 나도 맥주 마시고 싶은데... ㅎ





봄꽃이 만개한 3월 마지막날, 남쪽은 도로변에도 마을어귀에도 벚꽃으로 파란하늘을 덮어 놓았다.

금산 산행을 목적으로 나선 남해 나들이, 두 여자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을테고...

그럼 난 ? ? ?

두 여자의 목적을 이룸에 만족해야 하는걸까 ? ? ?

그래, 이정도면 충분히 행복한 하루였다고 말해도 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