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는 내 마음의 힐링센터 ^.^

고헌.문복산군

2018년 11월 4일. 문복산 계살피,수리덤계곡

영알사랑 2018. 11. 5. 20:42


깊어진 가을은 어느새 11월로 접어들고  3년만에 계살피계곡을 찾았다.



영남알프스를 이루고 있는 일천고지 이상의 주봉들 중에 조금은 외로이 떨어져 있는 문복산....

문복산은 계살피계곡과 수리덤계곡이라는 준수한 두 계곡을 끼고 있어 여름철이나 가을철에 많이 찾는 산이다.

특히 계살피계곡은 빼어난 계곡과 어우러진 단풍이 아름답다.



코스: 삼계리-계살피계곡-문복산-먼산바위-철탑철거지-서담골봉-철탑철거지-수리덤계곡-오토캠핑장-삼계리


삼계리 경로당 앞으로 걸음을 시작한다.



팬션과 가든촌을 지나 바로 계곡으로 내려서고....

계곡으로 내려선 뒤부터는 3km정도의 계살피계곡을 골치기로 이어간다.






가을날 단풍좋기로 유면한 계살피계곡인데...

올해는 이 계살피의 단풍시기도 맞추질 못하고 말았다.

지난주 학심이골을 걸을때, 올 단풍이 최적기라 싶더니 때이른 추위가 찾아온 일주일 사이에 이미 단풍은 영알을 떠나버렸다.

 





아쉬운 마음이 살짝 들었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먹는다.

이렇게 맑고 깨끗한 계살피 골치기를 할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보상을 받고 있으니까.....ㅎ










한참을 올라도 산님을 만날 수는 없고....

오늘도 혼자만의 유유자적을 하기로 한 골치기이니 인증샷을 남기는게 조금은 번거롭다.

미니삼각대 설치하고 타이머 설정하고 있는폼(?) 없는폼(?)을 잡아야 한두장 건질 수 있다.





두어번정도 살짝 우회를 하면 끝까지 골치기가 가능한 계살피....

한여름에는 찾지도 못한 계살피계곡, 이 멋진 계살피  골치기를 가을에 하고 있다.











이미 낙엽이 되어 계곡가득 내려앉은 계살피의 가을이 더없이 멋스럽다.






이 계곡을 걸을때마다 쉬어가는 나만의 쉼터...

조금은 쌀쌀한 아침이라서 그런지 머리위로 내리쬐는 따스한 햇살이 더없이 좋다.

사과 하나, 커피 한잔으로 느끼는 행복은 서너배, 힐링이라는 단어로 몸 가득 받아들인다.







계곡의 형태가 옅어지고 내 몸을 등로로 옮겨 놓는다.



깜짝이야 ! ! ! ! !

등로옆에 멧돼지 한마리가 죽어있다.

눈가에 붉은 피가 굳지않은걸 보니 사체가 오래된것 같지는 않은데.....




계살피계곡이 끝나고 문복산으로 오르는 된삐알 구간에는 변화가 생겼다.

돌계단을 만들고, 로프도 설치하고, 중간중간 의자도 놓아져 있었다.

산을 걸으려고 자연을 즐기려 찾는 산길에 유실을 막기위해 계단까지는 몰라도, 굳이 말뚝을 세우고 로프를 설치하고 의자까지 놓아야 하는건지.....






가쁜숨이 턱밑까지 차오를 무렵 암릉으로 오른다.

 


올 가을에는 청명한 날들이 참 많았는데 지난주부터 미세먼지가 부쩍 늘어난다.

그래도 한눈에 담을 수있는 영알이 있어 언제나 내게는 큰 행복이다.





능선 안부로 오른다.

오른쪽으로는 대현마을과 드린바위가 조망되고....




문복산 정상으로...

계살피계곡으로 문복산을 오른건 정확히 3년만이다.




정상에서 산상만찬(?)중인 산님께 부탁해서 정상을 인증하고....

곧바로 서담골봉을 향한다.




애초에 출발할때는 서담골봉을 경유해서 삼계리재로 내려갈 계획이었다.

물론 이때까지의 생각도 변함이 없었고...




등로좌측의 멋진 전망바위에 오르니 옹강산과 까치산, 호거대, 복호산까지 한눈에 들어 온다.



등로 우측으로는 대현마을이 발아래에 있다.





먼산바위로 오른다.




먼산바위를 내려서고....




산님들이 많이들 걷지않는 길이라 그런지 등로에는 낙엽이 수북히 쌓여있다.




능선을 걸으며 계속되는 전망바위에서 수리덤계곡 방향의 그림은 하산길을 바꾸고 싶은 충동을 들게 한다.



← 수리덤계곡으로 내려가는 갈리길  /  ↑ 서담골봉.조래봉 방향

수리덤계곡으로 내려가고픈 충동을 참고 일단은 안부를 지나 서담골봉으로 간다.


철탑이 있었던 장소, 수풀이 우거져  철탑 철거후 휑하던 느낌은 사라지고 있다.




서담골봉으로 오른다.

서담골봉은 찾은지가 얼마만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미니삼각대 세우고 인증샷을 남긴다.




계획대로 삼계리재로 하산하는냐?  잠시 돌아가서 수리덤계곡의 단풍을 보느냐?? 

갈등 또 갈등....

그래!!  결정했어~~  

돌아나가 수리덤계곡으로 내려가기로 한다.

이렇게 계획한 길이나 코스를 멋대로 바꿀 수 있음이 혼자만의 산걸음이 주는 가장 큰 장점이리라.


다시 철탑철거지로...


수리덤계곡  갈림길로 돌아 온다.

여기서부터 우측으로 한참을 쏟아져 내린다.




수리덤계곡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더없이 멋진 전망바위...

여기서 조금 늦은 점심을 하고, 한참을 쉬어간다.



점심후 일어서면서 돌아 본 먼산바위 방향...



배도 부르고, 햇살은 따사롭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수리덤계곡으로 내려선다.  수리덤계곡에는 생각보다 단풍이 많이 남아있다.








등로주변의 단풍만을 즐기다가는 수리덤계곡의 멋스러움을 놓칠거 같고....ㅠ.ㅠ

단풍을 버리고 계곡으로 들어선다.







수리덤계곡의 폭포 상단...

여기서부터가 이 수리덤의 가장 멋스러운 구간이다.






와폭형식의 좌,우 골짜기의 두 폭포가 합쳐지는 곳...






계살피계곡에 비하면 규모가 적고 짧아서 여차하면 오토캠핑장으로 탈출을 하게된다.

가을이 내려앉은 수리덤계곡에서 나가기 싫어 베낭을 벗어놓고 또 쉬어간다.

보온병의 남은 물로 커피도 한잔 더 마시고....





여름이면 피서객들이 이곳을 서로 차지하려 애써는 곳이다..




해 짧은 가을날, 산속에서 무작정 더 머물수는 없고....   계곡을 빠져 나간다.




수리덤오토캠핑장을 거쳐서...




삼계리로 돌아온다.



계살피계곡의 단풍을 보고픈 바램으로 찾은 문복산...

10월말에 찾아야 단풍이 절정이었을텐데, 한 주 늦었다고 어느새 가을의 끝이 되어버린 계살피 계곡이었다.

단풍이 없어도, 가을이 아니어도, 걷는 그 자체만으로 더없이 멋지고 아름다운 계살피계곡...

3년만에 찾은 계살피계곡에서 오른 문복산은 오늘도 행복이라는 단어로 가득채워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