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는 내 마음의 힐링센터 ^.^

고헌.문복산군

2019년 2월 26일. 신원봉-학대산

영알사랑 2019. 2. 27. 19:41


평일에 주어진 보너스 같은 휴무,

갈 곳을 정하지 못해 망설이다 신원봉 학대산 능선을 걸었다.



소기 휴가로 받은 보너스 같은 평일 휴무...

애초에는 통영이나 거제쪽으로 가서 동백꽃도 보고 섬 트레킹을 하려고 계획을 했었다.

섬여행의 필수 조건은  다도해상의 다른 섬들을  조망할 수 있는 깨끗하게 트인 날씨여야 하는데...

부산,경남과 남해상에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나쁨으로 발표되어 계획을 취소하고 간단히 영알 산걸음이나 하려고 나섰다.

울밀로를 달려 언양으로 들어서도 바로 앞의 신불산, 간월산이 겨우 형체만 보일 정도로 공기가 탁하다.

아~~  어디로 갈까?

핸들을 잡은 손은 어쩔줄 모르고 망설임과 방황(?)을 한다.

원경을 보기 싫은 이런 날씨에는 계곡으로 들어가 골치기를 하던지, 빼곡한 숲길이나 걸어야 하는데...

이미 나섰으니 어딘가 가긴 가야겠고...

석남사에서 배내골로 가다가 갑자기 생각이 나서 차를 돌려 운문령으로 향한다.

나쁜 공기에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게 걷기도 싫고 땀 나게 걷기도 싫어진 산행, 운문령에서 문복산 방향의 푹신한 낙옆길이나 걸어야 겠다는 생각에 ......



운문령 갓길에 주차후 문복산 방향으로...




운문령에서 문복산까지는 해발고도 차이가 크게 나지 않아서 언제나 여유롭게(?) 걸을 수 있다.

반면, 그만큼 볼거리 즐길거리가 없는 아주 재미없는(?) 산길이라고 봐도 무방...




능선길 중간중간 이런 쉼터가 많이 만들어져 있었다.

혼자 걸음인데 삼각대도 챙기지 못했다.

오늘은 이런 의자에 폰카를 물병으로 기대 세우고 셀카놀이를 할 수 밖에 없을듯...




낙엽으로 다져진 등로, 발밑이 푹신푹신하다.

한편으로는 좌우를 살피기 싫은 이런날에 이 길이 나름 마음에 든다.






이 능선길에 유일하게 자랑거리이자 볼거리이며 쉼터역할까지 하는 명품솔...

몇년만에 이 능선을 걷게 되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운문령에서 문복산까지 왕복해도 10km 남짓...

오늘은 이 거리도 다 걷기 싫다. 학대산까지만 갔다가 돌아 올 작정이다.



억새가 있는 양지쪽 길은 이렇듯 질퍽거린다.

 




아 ! !  여기도 이렇게 등로가 정비되어 있구나....




낙동정맥 문복능선 분기점인 신원봉으로 오른다.

여기서 낙동정맥은 문복산 방향이 아닌 고헌산 방향으로 이어진다.






머리 위에는 검은 독수리 서너마리가 빙빙 돌고 있고...



여기서도 의자위에 폰카를 놓고 셀카를...





이 능선길은 혼자 걸어도 나뭇가지들이 걸거칠 정도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등로의 나무들을 정리했는지 교행을 해도 충분할 정도로 길이 넓어져 있다.




등로 우측 응달쪽은 잔설들이 제법 남아 있다.




학대산으로 오른다.




바위돌 위에 폰카를 놓고 다시 한번 더 인증샷~~~

문복산까지 갈까말까를 잠시 고민...

그래, 간단히 여기서 점심먹고 커피 한잔하고 돌아가자.

이른 저녁시간에 방어진 횟집에서 약속된 모임이나 참석하기로 결정 한다.

오늘 점심은 컵라면에 김밥 한줄... ㅎ





↑. 학대산 옆 전망바위에서 문복산 방향을 조망하고...

↓. 대현마을 건너편 삼강봉과 백운산도 조망하고...



고헌산 방향도 조망하고....



다시 학대산으로 돌아와 하산을 시작한다.

올 해 제대로 된 눈을 한번도 만나지 못했건만, 등로 옆으로 길게 늘어선 잔설이 인상적이다.




신원봉으로...





상운산 방향도 흐릿하기만 하고...



명품솔이 있는 곳으로 돌아와 잠시 쉬어간다.



명품솔은 이리저리 돌아가면서 살펴봐도 참 특이하게 생겼다.

등짝 근육이 좋은 건장한 남자의 뒷모습도 보이고...





다시 양탄자를 깔아 놓은듯 푹신한 등로를 걷는다.






아침 나절보다는 다소 탁한 공기가 걷힌것 같지만

여전히 언양 시가지도 보이지 않고 신불, 간월 방향은 온통 잿빛으로만 보인다.




운문령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왕복 6km 남짓한 게으른 능선길 걸음을 마무리 한다.

영알이나 걷자고 나섰으나 잿빛의 산속으로 들어가기는 싫고, 그렇다고 집으로 돌아가기는 또 그렇고....

억지로 걸음한 능선길, 그 푹신함이 주는 느낌만 몸에 기억해 본다.


/  /  /  /  /  /


정자항으로 가서 싱싱한 회로 배를 채우고 저녁을 맞는 항구를 걸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