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삼릉 가는 길, 제주 올레길이 있고 지리산 둘레길이 있다면 경주에는 '삼릉 가는 길'이 있다.
신라의 궁궐인 월성의 월정교에서 남산을 잇는 왕들의 행차로였던 길이 새로운 탐방로와 이정표를 정비하여 멋진 도보여행코스로 만들어져 있다.
2월부터 임시개방을 한 월정교에서 삼릉까지 8km에 이르는 멋진 '삼릉 가는 길'을 따라 걸어 봤다.
2주전, 발목을 접질러서 산행을 못하니 그저 답답하기만 하다.
설 연휴 첫 날, 마냥 집에서 시체놀이를 하기에는 온 몸이 굳어지는 느낌이다.
경사로는 힘들지만 왠만한 평길은 걸을 수 있으니 이럴때 써먹으라고 아껴둔 카드(?)를 꺼내어 본다.
'삼릉 가는 길' 정도는 걸을 수 있겠지......
최근 11년간의 공사가 마무리 시점인 월정교도 임시개방이 이루어지고 있다니 말이다.
삼릉 공영주차장에 자가용을 주차해 놓고 버스를 타고 국당마을에서 하차 한다.
국당마을에서 남천 뚝방길을 따라 교촌마을로 들어간다.
경주 재매정 (사적 제246호)
신라의 명장 김유신이 살던 집터라고 전해지는 곳에 남아있는 우물이란다. 재매는 김유신의 부인 이름이라고 설명되어 있었다.
사마소 (경북 문화재자료 제 2호)
조선시대 과거에 합격한 지방의 생원과 진사들이 유학을 가르치거나 정치를 토론하던 건물이라고 한다.
교촌마을로 들어 선다.
경주 교촌은 신라 신문왕때 설립된 한반도 최초의 국립대학인 국학이 있던 곳으로
마을 이름이 '교동' '교촌' '교리'로 불리는것은 향교가 있기 때문이란다.
경주 교촌에는 참부자의 모습을 보여준 최부자의 고택이 있고, 원효대사와 요석공주가 사랑을 나눈 요석궁이 있는곳이다.
최부자 고택
그냥 지나칠 수 있는 편액을 해설과 함께 다시보니 마음에 와 닿는다.
지금 세상에는 왜 이런 참 부자가 없을까 ? ? ?
늘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교리 김밥집도 한산하다.
교촌 마을을 대충 둘러보고 월정교로 이동한다.
11년간의 복원공사가 마무리 시점인 월정교....
웅장하다.
혼자 걸음한 나 하나를 위해서 해설사분이 많은 설명을 해 주셨다.
공사시작부터 공사비, 돌은 어디서 가져 왔는지, 쓰여진 소나무는 어디것인지.....
4월이면 월정교 아래에 물이 채워지고 야간 조명이 밝혀지면 안압지 못지않은 볼거리가 될것이라는 말씀도 남기셨다.
그때는 혼자 오지말고 꼭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오라는 인사를 남겨 주셨다.
월정교에서 해설사분과 이런저런 설명과 이야기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삼릉가는길의 실질 걸음을 시작한다.
오른쪽의 천관사지에 들렀다가 오릉으로 가지않고 되돌아와 화백정으로 오를 계획...
삼릉 가는 길의 안내도 코스에서 오릉을 빼고 화백정과 화백광장을 거쳐가는 걸음을 하기로 한다.
천관사지 발굴및 복원 현장
되돌아와 화백정으로 오른다.
화백정
화백정에서 바라 본 경주 시가지...
화백광장으로 내려 선다.
이 화백광장은 산을 가로질러 있던 서라벌대로를 도당터널로 바꾸면서 터널상부에 만들어진 휴식공간이다.
탑동 식혜골 마을로 들어선다.
김호장군의 생가인 월암종택을 지나고...
정겨운 농로도 지나고....
남간마을로...
남간사지 석정 (경북 문화재자료 13호)
이 우물은 분황사 석정과 재매정과 더불어 신라의 우물 모습을 잘 보여주는 중요 문화재라고 한다.
남간사지 당간지주 (보물 제909호)
창림사지 방향으로 들어 간다.
창림사지 발굴 현장
경주 남산 창림사지 삼층석탑 (보물 제1867호)
창림사지는 삼국유사에 신라최초의 궁궐지로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삼릉 가는 길'은 동네마다 이렇게 신라를 떠올리는 벽화가 그려져 있다.
포석정은 그냥 지나친다.
지마왕릉 방향으로...
지마왕릉
지마왕릉을 지나 태진지로 들어 선다.
태진지에서 떡과 커피로 간단히 점심을 대신한다.
산길은 이렇게 야자매트로 잘 정비되어 있었다.
삼불사
배동 석조여래삼존입상 (보물 제63호)
삼불사에서 나와 망월사는 스쳐 지난다.
'삼릉 가는 길'의 종점인 배동 삼릉으로 내려 선다.
배동 삼릉 (사적 제219호)
신라 제 8대 아달라왕, 제 53대 신덕왕, 제 54대 경명왕의 무덤이 모여 있어 삼릉이라 부른다고 한다.
삼릉 탐방로 입구로 빠져 나오는것으로 걸음을 마무리 한다.
조금은 불편한 발목으로 절뚝거리면서 걸음한 '삼릉 가는 길', 안내된 시간보다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걸음내내 고향길을 걷는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행복한 걸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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