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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헌.문복산군

2024년 11월 24일. 대통골로 오른 고헌산

영알사랑 2024. 11. 25. 10:29


언양의 진산, 고헌산을 제대로 걸었다.


고헌산(1,033m)은 울주군 상북면과 언양읍, 두서면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산으로 예로부터 언양현의 진산으로 신성시하여 고을 이름인 언양도 모두 고헌산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산 정상부에는 옛 성터와 용샘이 있는데 가뭄에는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던 곳이라고 한다.



고헌산은 정상에서 남쪽 방향으로 크게 대통골과 곰지골의 두 골짜기를 만들어 낸다.
대통골은 협곡으로 골 치기가 가능하고 곰지골은 너덜겅으로 이루어져 있다.



고헌산 대통골은 겉보기와는 달리 웅장함과 까칠함을 간직한 협곡이라서 계곡산행의 재미가 있는 반면 안전사고 빈번한 골짜기이기도 하다.


~~~

대통골로 고헌산을 오르기는 4년 만이다.

몇 년간 영남알프스 완등을 위해 외항재에서 오르는 날치기 산행만을 했었으니...ㅎ



한 바퀴 돌아올 욕심(?)으로 신기마을 안쪽 연홍교에서 걸음을 시작한다.


전원주택지 입구인 강산교 왼쪽으로 들머리다.


아름드리 굴참나무 옆으로 들어가서 골 치기를 시작한다.
오늘도 오를 수 있는데 까지는 최대한 거슬러 오르기로 하고...


첫 번째 만나는 폭포...
물줄기는 가늘지만 여름철이면 이끼가 멋진 곳이다.



오늘도 혼자 걸음이라 셀카를...ㅎ


5~6단으로 이어지는 작은 폭포(?)들도 나름 멋지다.


낙엽으로 수북한 골짜기...


대통골 협곡에서 물줄기가 형성된 폭포 중 가장 높은 곳...


거슬러 오를 수 없어 잠시 돌아 나와 우회하고...


깊어진 가을, 이미 낙엽으로 변해버린 산속의 쌀쌀한 날씨가 오히려 골 치기 걸음에 도움이 된다.


협곡이 점점 더 깊어진다.
봄철 해빙기라면 돌이나 흙더미가 떨어질 수 있어 위험한 협곡이다.



오름길 우측의 이 바위면도 여름철이면 이끼가 멋스러움을 더하는 곳인데...


낙엽이 미끄럽고 낙엽으로 덮여있는 물기 머금은 바위는 더 미끄럽고...
조심 또 조심이다.



여기도 도저히 엄두가 나지를 않아서 우회한다.
혼자 걸음이라 다치면 안 되니까...ㅎ



우회 후 다시 바위사면을 끼고 협곡으로 들어간다.


폭은 좁은데 양쪽의 높이는 엄청나다.
산행 리본이 많이 걸린 여기가 오늘 골 치기의 마지막이다.
더 이상 진행은 장비가 있어야 가능하다.



협곡에서 빠져나가기 전에 셀카놀이 한번 더 하고...ㅋ


미련이 남아서... 아쉬움에...
나오면서 한컷 더 담고는 빠져나온다.



이후부터는 낙엽이 수북한 길이 아닌 길을 걷는다.
산님들이 요즘은 이쪽으로 잘 걷지를 않는지 등로 구분이 없을 정도로 흐릿하다.



대통골 골짜기 파임이 시작되는 가장 위쪽을 지나 고헌산 주 능선으로 올라선다.


먼저 서봉으로 오른다.

올라온 대통골과 저만치 아래 신기마을...

가지산 방향을 조망하고...

대현마을과 문복산을 조망하고...

삼정천으로 내리는 골짜기와 멀리 토함산까지...


서봉 바위 옆에서 컵라면으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고헌산으로 이동한다.


잡목과 쑥쑥 자라는 소나무들로 고헌산 능선의 방화선은 이제 무의미해지고 있다.


정상으로 오른다.


메달을 얻기 위해 날치기로 오르던 고헌산을 4년 만에 순수하게, 산을 그리며, 진심으로 찾았다.ㅎ


이쪽 이정목도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고...


철 모르는 진달래가 반겨(?) 주는 산불 감시카메라가 있는 동봉을 지나 백운산 방향으로 살짝 내려간다.


이쪽 방향의 진달래가 필 때 한번 찾아야지 하면서도 그게 참 어렵다.


덱 쉼터, 여기서 커피타임을 가지려고 잠시 내려선  걸음이다.
아직 기름냄새가 나는 데크 자재들, 덱 쉼터는 최근에 새로 정비한 것 같다.



  커피 한잔 하며 소호마을과 멀리 산내와 건천들의 산들을 조망하고...


다시 산불감시 초소로 돌아 나와 하산걸음을 시작한다.


고운산으로 이어지는 이쪽 능선은 넓게 조성되었던 방화선이었는데 방화선 기능은 고사하고 오솔길이 되어버렸다.


여기서 우측의 고헌사 방향으로 내려간다.


예상은 하고 왔지만 고헌사로 내려가는 능선길이 낙엽으로 완전히 덮여있다.


미끄러지고 또 미끄러지고...
수북한 낙엽으로 발아래를 짐작할 수 없으니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오!!!
멋진 쉼터도 만나고....



이 길을 걸어보려고 아침에 걸음을 연홍교에서 시작한 것이다.
숲이 마을에서 고헌사 직전까지 예부터 있던 산길을 넓히고 정비하여 아주 유순한 산책길을 만들어 놓았다.



고헌사 아래의 도로에서 2~30분 정도 걸릴듯한 산책길을 걸어 숲이 마을로 내려서기 직전에 연홍빌리지 전원주택으로 방향을 잡고...


연홍빌리지 전원주택 뒤로 내려서게 된다.


전원주택지 위쪽의 계곡을 건너는 것으로 걸음을 마무리한다.


4년 만에 진심으로 걸은 고헌산...ㅎ
영알의 계곡 중 협곡의 형태로는 가장 깊은 깊이를 가진 대통골의 웅장함과 까칠함을 즐긴 11월의 걸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