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이를 더하는 11월 첫 일요일, 쇠점골 단풍 나들이를 나섰다.

가지산(1,240m)에서 발원한 물결이 단숨에 달려 내려오면서 빚어낸 비경을 그대로 간직한 이 계곡은 옛날 밀양과 울주군을 오가던 사람들이 석남재 밑인 이곳에서 말의 편자를 갈았다고 해서 쇠점골이라 한다.

쇠점골에는 거대한 바위 하나가 계곡 전체를 덮고 있는데 그 크기가 크고 넓다는 뜻에서 붙여진 오천평반석과 형제폭포 등 이름을 알 수 없는 수많은 물웅덩이와 작은 폭포들이 있다.

백연사에서부터 4㎞에 달하는 쇠점골은 경사도가 완만한 계곡길이다.
호박소 갈림길 삼거리 구름다리를 지나 오천평반석을 경유해 석남터널 입구 소공원까지 걸으면 된다.

~~~
근교라서 바쁠 게 없는 일정이건만 휴일 아침이면 괜히 마음이 바빠진다.
애초엔 지리산 피아골 단풍을 보러 갈 계획이었으나 올해 피아골 단풍이 너무 모자란다는 전언들로 일정을 쇠점골로 바꾸어 버렸다.

8시 50분, 호박소 주차장에서 걸음을 시작한다.
바쁠 이유가 없으므로 오늘은 제대로 느림보가 되어 보련다.


호박소는 오른쪽으로 들어가면서 곁눈질로 대신하고...ㅎ



마눌님!!!
아예 뒷짐을 지셨구려~~~ㅋ


올해는 어딜 가나 단풍이 예년만 못하다기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단풍이 보인다.








오천평반석을 옆으로 끼고 가장자리를 거슬러 오르는데 너무 미끄럽다.



번갈아 기념하고...



좋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예년이면 10월 마지막주에 절정의 쇠점골이건만 올해는 11월 첫 주에도 이른 감이 느껴진다.


어제 비로 마르지 않은 바위가 미끄럽기는 하지만 오름길은 최대한 계곡을 따라 걷는다.






완전 붉음보다 은은한 이 색감도 나쁘지는 않다.
연노랑과 주황이 붉음보다 많은....




찍고 또 찍고....
느림보를 하기로 했지만 좀 심한 건 아닌가요? ㅎ





이쪽은 단풍색이 한참 모자라고...





형제폭포를 지나고...


어... 마눌님!!!
그건 내 전용 똥폼인데요. ㅋ






계곡을 건너야 하는데 물이 너무 많다.
다행히도 먼저 걸으신 산님이 돌다리를 만들어 놓으셨다.
고마워라~~ㅎ



전날 내린 비로 수량이 얼마나 많은지 한여름 계곡 트레킹을 하는 듯한 착각을 하게 하고...








이 구간이 오늘 최고의 장소로 인증~~^^
또 한참을 즐기고 간다.











다시 계곡을 건너서...




지난주 학심이계곡에서 보지 못한 단풍을 오늘 쇠점골에서 다 보충한다.



11시 10분쯤, 쇠절골을 거의 다 오를 즈음에 여기서 아주 반가운 분을 만났다.
블로그를 오가며 않은 정보를 얻고(사실은 혼자 일방적으로 퍼가지만...) 있는 조릿대님과 사모님인 짱님을 만나다니....ㅎ
앞쪽에서 내려오시는데 단박에 알아볼 수 있었다. 산에서 꼭 한 번은 뵙고 싶다고 늘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늘 뵈어 왔던 분들처럼 얼마나 반갑던지, 몇 마디 인사를 나누고 사진도 한 장 남기고...
(초면에 실례를 한 것 아닌지 모르겠다)



연이어 와폭들과 작은 소를 지나고...

건너편 나무를 받쳐놓은 반석은 멋진 연출이다.
어느 님의 작품일까? ㅎ

전날의 많은 비로 골짜기마다 물줄기가 만들어져 흘러내리고...







이곳의 그림도 너무 아름답다.




쇠점골 계곡을 트레킹 하는 거의 끝지점이다.
물론 터널까지 거슬러 오를 수도 있지만 너른 계곡의 느낌은 여기까지다.
적당히 자리 잡고 이른 점심을 해결하고 쉬어간다.


11시 54분, 계곡에서 점심 후 석남터널 소공원으로 올라선다.

소공원 도로변에 붉은 단풍들과 파란 하늘색이 너무 잘 어울린다.


다시 빽~~~ㅎ
왔던 길을 돌아나간다.


돌아가는 길은 등로를 따라 걸으니 단풍이며 계곡이 휙~휙이다.




12시 51분, 호박소 아래 출렁다리로 돌아온다.

~~~

나오는 길에 얼음골 결빙지로 들어가 본다.
물줄기가 만들어진 가마불폭포와 결빙지 위쪽 너덜겅에 색이 짙은 단풍을 보기 위해서...

결빙지로 가는 계단공사로 출입을 통제하고 있어서 천황사 왼쪽으로 살금살금 기어오른다.


가마불폭포로 오른다.


가는 물줄기가 흘러내리는 숫가마불폭포...


암가마불폭포는 수량이 좀 더 많다.
찾을 때마다 암가마불폭포는 얼마의 시간이면 이렇게 될까 싶어 자연의 위대함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돌아 나와 결빙지로...

결빙지를 지나 한참을 더 올라간다.





돌아보니 운문산과 백운산 그림은 더없이 멋지고...


용아 A능선에는 전문가들이 찾는 많은 릿지들이 있지만 그중, 울클릿지라고 쓰인 너덜겅으로 들어서면 만날 수 있는 색 짙은 단풍이다.


이 아름다운 단풍을 기념하지 않으면 단풍에 대한 예의가 아니란다. ㅋ


그럼, 나도....ㅎ


계획했던 피아골의 일정이 쇠점골로 바뀌었지만 충분히 아름답고 멋진 단풍 나들이였다.
덤으로 한 번쯤 뵙고 싶었던 조릿대님도 만나고...
이렇게 24년 단풍걸음도 막바지가 아닌지 모르겠다.
24년 영알단풍, 아쉽지만 이 아쉬움이 다음에는 더 큰 아름다움으로 돌아오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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