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알프스라고 불리는 구병산을 찾았다.

구병산(九屛山)은 충청북도 보은군 내속리면과 마로면 경계에 있으며 해발 876.3m로 산 능선이 동서방향으로 길게 이어져 내속리면과 경북 상주시 화남면 일대까지 뻗어 있다.

크고 작은 아홉 개의 암봉들이 병풍처럼 펼쳐진 구봉산은 암릉과 암봉을 이어 걷는 재미가 으뜸이다.

암봉과 암릉에는 수령이 오래된 멋들어진 명품솔들이 많은데 고사목이 되었거나 변하는 현상들이 아쉽다.

~ ~ ~ ~ ~

8시 40분, 구병산관광 주차장에 주차 후 적암리 마을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하얗게 내린 서리가 쌀쌀한 아침 기온을 대신해주고 있다.



학봉으로 바로 오르지 않고 신선대로 가기 위해 오른쪽으로 더 들어간다.


능선 갈림길, 1시간 남짓 된비알을 씩씩거리며 올랐다.



9시 50분, 신선대로 오른다.



인증하고...



파란 하늘아래 그려지는 암릉들이 멋지다.
구병산 정상으로 먼저 오르지 않고 신선대로 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역광을 피해 나아가는 방향의 선명한 그림들을 보기 위해서다.






걸으면서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면 속리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구병산은 이정목들이 참 잘되어 있다.
웬만해서는 산걸음의 진행 방향을 틀리게 잡을 수 없을 것 같다.




곳곳에 위험구간을 알리고, 더불어 안전한 우회로도 잘 정비되어 있고...


밋밋함보다는 짜릿한 산행을 위해 오늘은 금줄을 수차례 넘어선다.
바람 없는 이런 날은 암봉과 암릉을 다 탐하고 싶으니까.



위험하다고 금줄을 쳐놓고는 막상 넘어서면 바위 사면에는 로프가 그대로 남아있다.
그래서 오르고 내림을 도전(?)할 수 있다.




이 암릉 구간에는 특히나 소나무들이 많이 말라죽어 있어서 안타까웠다.




구병산의 암릉 중 가장 짜릿한 구간이다.
암릉의 좌우는 아래가 보이지 않는 낭떠러지로 바람이 불거나 눈비가 내릴 때는 절대로 진입을 피해야 한다.







암릉을 다 빠져나오면 이런 안내(?)를 받는다.

암릉구간이 끝나면 얼마지 않아 학봉으로 오르게 된다.

11시 37분, 학봉을 인증하고...



학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암릉과 암봉...
그리고 나아갈 구병산 정상 방향...


학봉에서 내려서려면 두어 번 로프에 의지해야만 했다.
물론 안전하게 돌아가는 우회길이 있지만...




팔각정 위쪽 갈림길에서 신선대를 패스하고 바로 이곳으로 오를 수도 있다.

돌아본 학봉의 위용...
구병산의 전체적인 웅장함이나 빼어난 경치는 학봉이 중심인 것 같다.


11시 56분, 학봉에 이어 백운대로 오른다.


백운대에서 바라보는 구병산 정상방향..
그리고 속리산 휴게소와 적암리 방향...



백운대에서 내려서고 곧이어 구병산 정상으로 마지막 오르막을 치고 오른다.


13시 10분, 구병산 정상으로 오르다.

더없이 조용한 정상을 인증하고...



정상 앞쪽으로 고속도로 속리산 휴게소와 적암리 방향..

이 고사목은 2016년에 찾았을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멋스러움을 뽐내고 있다.


구봉산 정상에서 지나온 방향을 조망하고...
그리고 쌀개봉 방향을 조망하고...


13시 25분, 정상을 돌아 나와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한다.

급경사의 내리막길에다 낙엽까지 쌓여서 여간 미끄럽지 않다.
은근히 조심스럽고 부담되는 하산걸음이다.


협곡 구간으로 내려서고...


철계단을 지나면 곧 쌀난바위다.

쌀난바위는 수도승 한 분이 이곳에 있던 암자에 기거하면서 지팡이를 한 번 두드리면 한 끼의 쌀이 나오곤 했었는데 어느 날 찾아온 손님이 두 사람의 식사를 하려고 지팡이를 두 번 이상 두드리니 바위에서 붉은 피가 흐르고 더 이상 쌀은 나오지 않았다는.... ㅎ 전설 따라 삼천리다.



사방공사 이뤄진 곳으로...
그리고 목교를 지난다.


위성기지국이 있던 옆으로 내려서고, 이어서 시멘트 포장길을 걸어 적암리로 돌아온다.

15시, 적암리로 돌아오면서 돌아본 구병산 그림들...
아침에 걸음을 시작할 때는 파란 하늘이라 멋진 그림들을 담을 줄 알았는데 형제봉을 지날 때부터 흐려지던 하늘이 금방이라도 눈이 내릴 것 같은 날씨였다.
오랜만에 찾은 구병산, 암봉과 암릉을 마음껏 누린 산걸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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