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가 곱게 핀 옥녀봉, 국수봉을 이어 걸어봤다.

옥녀봉을 찾은 지 얼마만인지 기억조차 가물가물...
이틀 연이어 걸으려니 토요일은 가볍게 걸어야겠다 생각하고 선택한 곳이 옥녀봉과 국수봉이다.
지금쯤이면 내사에서 옥녀봉으로 오르는 유순한 능선에 진달래가 곱게 피어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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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 55분, 내사마을버스승강장에서 걸음을 시작한다.
어중간한 짧은 시간이 주어질때 만만하게 오르는 곳이 국수봉이지만 옥녀봉으로 이어 걷기는 참 오랜만이다.



산책이 어울릴법한 유순한 솔숲길로 한껏 피운 진달래가 도열을 하고 있다.
어서 오라고... 기다리고 있었다고..... ㅎ




돌복숭아 꽃이 이쁜 추모비 옆으로 시원한 조망을 한다.
다운 행복지구 구획정리, 그 뒤로 입화산, 입화산 뒤로 시가지가 살짝 드러나고...


산불감시초소로 오른다.
초소가 있는 작은 봉우리에는 진달래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 문수산과 남암산, 그 뒤로 멀리 왼쪽으로 천성산과 오른쪽으로 신불. 영축산이 흐릿하다.



옥녀봉이 가까워질 즈음 바위군들이 나타나고 오른쪽으로 시원한 조망이 열린다.
앞쪽에 옥녀봉, 멀리 치술령이 한 눈에 들어온다.




옥녀봉으로 오른다.
2010년 10월 10일, 10시 10분에 이 정상에 친구들과 올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10`이라는 숫자가 5번이나 반복된 순간이라서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삼각대 세우고 인증을 남긴다.
혼자 조용히 걷는 걸 좋아하지만 인증 사진을 남길 때면 늘 불편하고 아쉽(?)다.





범서 옛길의 당만디 갈림길, 이곳에서부터 국수봉으로 이어지는 등로는 철망 울타리로 계속 이어진다.
언제 설치되었는지... 용도가 무엇인지...???
오랜만에 찾으니 이런 궁금증을 만들게 되나 보다.




30분 남짓을 이어지는 철망들.... 궁금. 또 궁금 ㅎ
한참 뒤, 산 능선에 지프차를 몰고 다니는 농장주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궁금증이 풀리게 되었다.
흰 턱수염을 기르신 멋쟁이 농장주께서 염소를 200여 마리 키우면서 설치한 울타리라고 했다.
몇 년 전 국수봉에서 비 박시 염소 때가 몰려와 성가시게 굴던 때와 은을암 쪽 바위군과 작은 석굴에 유독 염소가 많이 보이는 이유도 알게 되었다.
당만디에서 국수봉 정상 직전까지 울타리는 이어져 있었다.


국수봉이 가까워지고 바위군들을 다시 만나면서 돌아보니 농장주가 염소를 키운다는 농장이 보인다.
초지도 보이고 제법 규모가 큰 목장이다.







국수봉으로 오른다.
내사마을 출발지에서 3시간 남짓... 참 많이 놀면서 왔다.


여기서도 삼각대 세우고 인증사진 남기고...




안쪽에 있는 정상석 옆으로 나가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소나무 아래 멋진 바위 쉼터는 국수봉 산 걸음에 늘 이용하는 단골 자리다.






하산길은 휙~휙 걸음이 빨라진다.
빨라지는 걸음을 늦추려면 바닥에 붙은 야생화에 눈길을 주어야 하는 수밖에.....






서낭재로 내려서고....



골짜기로 내려서면서 다시 야생화와 눈 맞춤을....




은굴 산장 옆으로 내려서고...


2시 20분,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반용마을버스종점으로...
한참을 기다려서야 시내버스가 들어온다.

산길 옆으로 간간히 보이는 산나물을 뜯기는 했지만 이 코스를 걷는데 5시간 30분 나 걸리다니...ㅎ
참 어지간히도 놀며 걸었나 보다.
하긴, 앞으로는 이런 느린 걸음에 더 익숙해져야 하겠지만 말이다.
어슬렁 거려서 더 좋았던 여유로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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