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없는 영알의 가을, 계살피계곡은 어떨까 ? ? ?
가을 시작부터 연이어 불어닥친 태풍들이 영알의 산과 계곡의 나뭇잎들을 치이고 멍들고 떨어지게 만들어 버렸다.
이맘때면 주암계곡이나 쇠점골의 단풍이 절정으로 치달아야 하는데 올해는 시원찮다.
황사와 미세먼지 주의보까지 내려진 11월 첫 휴일,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계살피계곡을 찾았다.
삼계리 노인회관 앞에 주차후 걸음을 시작한다.
골목을 지나 약초농원으로 들어서는데 이미 가을이 가득 내려앉아 있다.
곧바로 계곡으로 내려서고 이어서 계살피계곡의 멋스러움이 끝날때 까지는 골치기를 하기로 한다.
↑.지난해 여름 하루를 쉬었던 곳...
↑.올 여름 하루를 쉬었던 곳...
계살피 돌돔(?)은 아직도 바다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이놈은 여기가 좋은가 보다. ㅎ..
셀카 타임~~~
물소리가 더없이 맑은 곳, 앉았다가 누웠다가.....
혼자 걸음이 가장 좋은 이유를 찾으라면 이런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름 단풍 좋기로 소문난 계살피지만 올해는 가을 태풍앞에 이곳도 예외일 수는 없나보다.
골의 경사가 심하지도 않고, 적당한 난이도로 쉬엄쉬엄 걸을 수 있는 계살피계곡...
물 맑기로는 두번째 가라면 섭섭해 할 계살피계곡...
여름이던 가을이던 이만하면 골치기 산행으로서는 으뜸이지 않을까 ? ? ?
한번 더 셀카놀이를 한다.
계살피의 재미에 푹 빠질무렵, 미니 삼단폭포로 올라서면 나만의 쉼터가 나온다.
계살피를 걸을때면 꼭 이곳에서 쉬어간다.
오늘은 커피 한잔과 떡 몇조각으로 출출한 배를 달랜다.
이쁘다. 멋있다 ! ! ! ! !
오늘 계살피계곡 걸음중 골치기가 끝날 즈음에 만난 단풍이 가장 아름다웠던 곳이다.
여유롭던 골치가 끝날무렵 잠시 단풍을 보여주는가 싶더니 이내 된빠알을 치고 오른다.
사실상 여기서부터가 산행의 시작이라도 해도 틀리지는 않을터...
딱 30분만 씩씩거리면 문복산 정상이다.
동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전망바위로 오르고...
↑. 헬기장 옆의 갈림길 전망대로...
↓. 이어서 250m 정도 걸으면 문복산 정상이다.
아무도 없는 문복산 정상, 잠시 머무르다 인증샷도 남기지 못하고 하산을 한다.
마당바위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
이니,,,,, 이렇게 반가울 수가 ! ! ! ! !
오늘 산걸음의 의미는 이 한순간에 다 있다고 해도 무방하리라.
블친이신 '어슬렁 금'님 을 만난다.
릿지산행, 암릉산행, 지리로 설악으로 비탐지역 골치기 전문꾼, 한겨울이 아닌이상 늘 반바지 차림, 얼굴의 반은 V자 손짓으로 얼굴을 숨기시는 분....
한눈에 알아 볼 정도로 너무나 반가운 순간이었다.
올라오시는 모습과 얼굴에 너무나 놀라고 반갑고, 아니 이럴 수도 있는가 싶었다.
어~~ 아~~ 하면서 서로 악수를 건낸다.
따듯하게 조금은 억세게 느껴지는 손, 반바지 아래로 들어오는 단단한 하체, 한마디 한마디에 배려와 감사가 묻어나는 말씨...
악수와 인사말이 끝나기 무섭게 베낭속에서 사과를 꺼내시더니 절반을 뚝 자르신다.
그리고 선뜻 절반을 내게 주셨다.
나는 이미 간단한 요기를 마친 상태라 보답할게 하나도 없는데....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런저런 최근의 근황들을 주고 받고 전화번호를 나눈다.
언제 한번 동행을 할 수 있었으면 하고 ....
저녁무렵 일정이 있어 오랜시간 이야기를 나무지는 못했지만 너무나 반가운 만남이었다.
너무 반가웠다는 인사를 하고 돌아서 내려 오는데 몇발자국을 걸었을까~~~
아차!! 사진이라도 한장 찍자고 할 걸, 얼마나 아쉽고 후회가 되던지...
↖. 계살피계곡 방향 // 마당바위 방향. ↗
마당바위 방향으로 하산을 한다. 이 방향의 하산은 참 오랜만에 걸음이다.
마당바위
하늘문과 하늘문이 있는 바위위의 소나무들...
오늘도 철모르는 진달래를 서너 그루는 보는 것 같다.
이쪽 길은 마지막이 급경사이다.
계살피계곡으로 내려오는 길과 만나고, 곧이어 삼계리 마을로 내려선다.
깊어가는 가을, 온전한 영알의 단풍을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기대보다도 모자란 계살피계곡의 단풍이었다.
오늘 걸음은 단풍보다, 계살피계곡보다, 문복산 정상보다, 더 멋진 선물을 받았다.
대단한 산행의 내공을 가지신 '어슬렁 금'님을 만났으니 말이다.
생각만해도 그저 흐뭇한 문복산 가을 걸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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