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하고 꽉 막힌 가슴, 금방이라도 터질듯한 가슴을 내려놓고 위안받을 곳은 산 뿐이다.
그래, 내게는 언제던지 푸근히 안아주는 영알이 있었지.....
목적지 없이 계획한 코스도 없이 무작정 달린 차가 지산리에 내려 놓는다.
임도를 만나 꺾어지는 지점에서 좌측 계류를 지나 오르는 험로를 택한다.
계류를 건너서 돌아서는 숲길에서 우측으로 바로 꺾어 오른다.
지산리에서 영축산을 오르는 이 길은 아름드리 소나무가 늘어선 길이어서 걸음에 여유가 생긴다.
소나무길이 끝나면 영축산 정상쪽으로 골짜기를 따라 된삐알을 바로 치고 오르게 된다.
등로에서 조금 벗어난 좌측 바위군으로 들어가 본다.
이 바위군에는 처음 들어와 봤다.
여기도 거대한 직벽이라서 그런지 녹슬은 암장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
반야암능선의 멋진 바위쉼터가 바로 앞에 있다.
바로 위는 영축산 정상부...
수직바위 끝에서서 올라온 골짜기를 내려다 본다.
돌아나오는 길에 쉬기 좋은 반석이 있어 커피 한잔하며 쉬어간다.
정상 아래쪽에 있는 거대한 암장터에 도착...
이곳 저곳 바위들을 올라보고 살피다가 새로운 쉼터 발견.... ㅎ ^_^
여러번 이곳을 찾았지만 왜 아직 이 자리는 몰랐을까???
베낭도 내려 놓고 이어폰 끼고 한참을 쉬어간다.
햇살이 따갑지 않았으면 좀 더 놀았을텐데....... 다음에 다시 이용하기로 한다.
언양, 울산, 신평 방향이 확 트인 소나무 아래 바위.....
이번엔 아예 등산화까지 벗어놓고 또 이어폰을 끼고 쉬어간다.
얼마나 놀았을까? 배도 고프고 해서 영축산 동봉으로 올라선다.
정상부는 운무와 함께 이슬비가 내리고 있다.
신불평원과 신불산 방향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영축지맥의 암릉이 멋지게 조망되는 지점에서 허기진 배를 달래고 쉬어간다.
바로 앞 삼형제바위에 세 분의 산님이 붙어있다.
재약산 방향도 조망이 꽝~ 이다.
삼형제바위 바로 앞까지 가서 바위를 담아 본다.
오랜만에 찾은 탓(?)일까? 여기도 등로 정비가 많이 되어 있다.
곳곳에 펜스와 로프도 설치되어 있고...
비로암중앙능선
미니삼각대를 설치하고 셀카놀이도 해 보고...
오늘은 저 바위들을 하나하나 다 올라 보며 걷는다.
함박등. 수많은 날개미때로 정상에서는 10초도 버티지 못했다.
영축산 정상이 흐려서 이쯤에서 정상인증을 할까 했더니 날개미때가 정상을 접수한 바람에 인증샷은 실패다.
잠시 그치는가 싶던 이슬비는 함박등에 오를때부터 빗방울이 굵어진다.
함박재
오늘은 힘이 빠져서 지칠때까지 걸으려고 했는데 비 때문에 이쯤에서 하산하기로 한다.
바위에 아슬아슬하게 뿌리내린 저 괴송은 여전히 건강해 보인다.
백운암으로 내려서자 비는 금방 그친다.
터벅터벅 힘없는 걸음이 참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된다.
극락암
극락암 절마당에서 올려다 본 영축산과 암봉들....
한눈에 펼쳐지는 영축산을 올려다 보는 장소로는 이곳이 으뜸이다.
반야암을 지나고...
반야암 옆 계곡. 세수도 하고, 발도 담그고, 남은 물로 커피도 한잔 더 마시고, 무거웠던 하루를 돌아 본다.
농로를 걸어 지산리도 돌아 온다.
살아가면서 번번히 내 답답함을 감싸 안아주는 영알이 참 고맙다.
그러니 영알을 사랑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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