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자락 단풍을 부여잡으려 굴렁쇠 바위와 못골을 찾았다.
영알의 단풍은 이미 절정으로 치달아 산 중턱을 지나 바닥까지 내려와 있다.
신원천을 따라 운문로 단풍 드라이브를 겸해서 간단 산 걸음을 하기 위해 운문사로 달렸다.
신원천을 옆구리 끼고 만들어지는 단풍길은 어느 곳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은데 이미 절정을 지나고 있었다.
오늘 걸음중 새로운 발견(?), 호거대 장군봉 북쪽 침니에 외계인의 얼굴이 만들어져 있었다.
섬광을 뿜을듯이 반짝이는 두 눈과 코, 입까지... 생각하는 데로 보인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현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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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사로 가는 길, 신원천을 낀 운문로를 달리면서 단풍 구경은 이미 다(?) 해 버렸다.
절정을 지나 이별을 준비하고 있는 가을이 못내 아쉽기만 한 그림들이다.
새벽까지 흩뿌린 비로 쓸쓸함이 더하고...
은행나무 옆에 주차후 암장으로 들어간다.
적당히 촉촉한 등로, 하늘이 깨끗함은 아니지만 상큼함으로 다가오는 공기가 맛있는 방음산 오름길이다.
낙엽 밟히는 소리가 정겨워질 즈음 방음산으로 오른다.
호거대로 가다가 오른쪽으로 잠시...
오랜만에 호거산(해들개봉)에 들러 본다.
호거산을 돌아나와 호거대로....
장군봉으로 오른다.
구름은 많지만 멀리까지 보이는 시야의 트임은 더없이 좋다.
짙게 내려앉은 가을 그림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정상 인증하고...
장군봉을 내려서 호거대의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올라서 보고....
호거대를 찾으면 늘 하는 비슷한 들락거림이다.
어~~~~ 이건 또 무슨 그림인지!!!!
북쪽 침니에서 외계인(?)을 만난다.
한 컷을 담아서 찍힌 사진을 보는데 사진 속에 공상 과학 만화나 영화에서 봄직한 외계인의 얼굴이 나타난다.
살짝 돌출된 바위에 햇살을 받아 금방이라도 레이저를 뿜을 듯한 눈으로 보이고 코와 입까지 그려진다.
몇 번을 다시 봐도 흡사한 형상이다.
모든 게 생각하는 대로 보인다더니.....ㅎ
블친이신 조릿대님이 이름을 붙여준 다이빙대에 들린다.
여름철 그늘을 만들어 쉬게 하던 멋진 소나무가 죽어 버렸다.
재선충의 영향이겠지.... 아깝고 안타깝다.
운문사와 서래봉으로 갈리는 삼거리 갈림길...
호거대를 내려와서 여기까지 40분 남짓, 능선길을 낙엽 밟히는 소리를 들으며 걸었다.
서래봉 직전 조망이 열리는 바위...
호거대 이후 여기까지는 숲 속 능선길이라 눈길을 줄 곳이 없다.
능선 등로 중앙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서래봉...
서래봉을 지나서 열리는 전망바위에 한 분의 산님이 라면을 끓이고 있었다.
이정표나 이정목이 없는 흐릿한 갈림길...
굴렁쇠 바위로 가려면 이곳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서래봉 남쪽 경사면 옆구리를 걷는 이 구간은 낙엽으로 가득이다.
굴렁쇠 바위군으로 내려선다.
여기서부터는 정해진 코스나 이동 동선 없이 이곳저곳을 오가며 즐기면 된다.
단, 날카로운 바위면을 무조건 조심해야 한다는 것~~~
(몇 년 전 조심성 없이 노닐다가 발목을 접질려서 고생했던 기억이 아픔으로... ㅠ.ㅠ)
굴렁쇠 바위 위쪽까지 즐기고 다시 내려와서 암군 속으로 들어간다.
앙칼진 바위들이 그리는 그림들은 괴물의 형상들을 만든다.
그 어떤 것이던 생각하는 대로 말이다.
다시 바위 속을 빠져나와서 멀찍이 떨어져서 눈으로 즐기기를... ㅎ
조심조심... 아래쪽으로 돌아 내려선다.
바위군 전체의 앙칼짐은 다시는 이곳을 찾지 말라는 경고처럼 들리고...
번갈아 한 컷씩 인증을 남기고...
굴렁쇠 바위군에서 놀기를 1시간여...
너무 놀았다. ㅋ..
이제 못골로 내려가서 막바지 단풍을 즐길 차례다.
못골의 단풍도 이미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떨어지고 말라 낙엽으로 변한 단풍들.... 남아있는 단풍이 훨씬 적어 보인다.
못골 위쪽으로 올라가 좀 더 즐길까 했었는데...
아래쪽으로 내려가면서 즐길 수밖에...
문수선원 옆을 지나고 운문사로 내려선다.
더한층 깨끗해진 파란 하늘과 뭉게구름이 늦가을을 만끽하라고 재촉한다.
운문사 경내로 들어가 여기저기를 어슬렁 거리다가 나온다.
혹시나 스님들의 참선 공간 내에 있는 고목의 은행나무를 볼 수 있으려나 기대를 했었는데 개방을 하지 않았다.
어느 방향을 보던 어떤 걸음을 하던 가을은 가득히 내려앉아 있다.
이제 곧 이 가을도 뒤안길로 들어서고 겨울이라는 이에게 바통을 넘기겠지....
끄터머리 가을이라도 부여잡고 싶은 욕심에 하루하루가 아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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