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산에서 올 겨울 첫 눈을 밟았다.
유난히 포근한 겨울, 이 겨울에는 눈 구경을 못하는 줄 알았다.
섭섭하지 말라고, 억울해 하지 말라고 등산화로 눈을 밟을 기회를 내려 주셨다.
토요일, 시내에는 새벽부터 비와 눈발이 섞여 내렸으니 영알의 주봉에는 눈꽃이 피웠을터, 주말 근무만 아니었다면 한달음에 달려갔을텐데....
여기저기 지인들로부터 주말 영알의 눈소식이 전해졌었다.
일하는 사람 약올리려는 의도는 아니어도 은근히 약이 올랐다.
괜히 마음이 바쁜 휴일 아침, 가지산으로 가고 싶은데 미어터질 산님들의 북적임이 싫어서 운문산으로 걸음을 정한다.
겨울 수량이 많은 석골폭포를 한 컷 담는 것으로 걸음을 시작...
석골사 입구가 살짝 변해있다.
절집 안내판도 천년고찰 석골사 글자도....
상운암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 정구지바위를 지날무렵부터는 바닥에 눈을 밟을 수 있었다.
돌탑군을 지난다.
나름 운치있던 몇 년 전과는 달리 돌탑들이 많이 무너지고 있다.
상운암으로 올라선다.
상운암 절집 마당을 둘러보는데 스님이 나오셔서 인사를 주고 받는다.
아주 간단한(?) 한마디를 건네고는 양철지붕 절집안으로 쏙~ 들어가셨다.
예전 스님은 큰주전자에 약차를 끓여놓고 억지로라도 권하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상운암을 돌아나와 정상으로 가는길, 좌측으로 등로를 벗어나 고드름을 찾았다.
한참을 놀다 간다.
눈꽃은 아니지만 이 겨울에 이정도의 눈을 밟을 수 있는 것으로도 위안이다.
운문산 정상으로 오른다.
가지산 방향도 함화산 방향도 미세먼지로 탁함이 아쉽기만 하다.
정상인증후 서둘러 범봉 방향으로 하산이다.
아쉬운릿지 구간은 다들 우회를 했었는지 발자국이 없다.
이 구간만큼은 내 발자국이 처음이다. ㅎ..
↑,비로암능선 방향으로도 발자국이 없다.
↓.딱밭재를 지나고...
범봉과 삼지봉을 연이어 인증샷만 남긴다.
↑.억산 깨진바위를 한눈에 담아보고....
↓.팔풍재로 내려선다.
팔풍재에서 그만 하산을 하기로...
아침에 시작할때는 억산, 수리봉까지 걷고 싶은 욕심이었으나 이쯤에서 접는다.
석골사로 스르르 내려서는 것으로 이 겨울 첫눈밟기 산행을 마무리 한다.
멋진 눈꽃은 아니었지만, 등산화의 눌림에 뽀드득 거리는 소리를 듣고, 아이젠을 착용한 것으로 겨울산을 걸었다고 위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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