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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산군

2019년 1월 20일. 운문산 - 함화산

영알사랑 2019. 1. 21. 11:19


운문산을 오르는 코스중 한동안 잊고 지냈던 상운암계곡의 선녀폭포의 빙폭이 궁금해졌다.



토요일 자정무렵부터 오늘 새벽녁까지 빗방울이 흩날렸다.

혹시나 이 가랑비가 영알의 정상에는 눈꽃을 만들지는 않았을까?

기온이 높아서 눈꽃을 만들지는 못했을거라고 생각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침을 서둘러 울밀로를 달린다.

울밀로의 언양에서 보는 신불산 방향은 눈이 없다.

상북으로 들어서면서 본 가지산 정상은 구름에 가려있고 중봉이나 상운산 방향도 눈이 없다.

그렇다면 혹시나 하고 기대했던 눈꽃은 없다고 판단, 한동안 잊고 지냈던 운문산 상운암계곡 빙폭이나 찾아봐야겠다.


선녀폭포


상운암 뒷편 무명폭포



석골사 주차장에서 걸음을 시작한다.

코스: 석골사주차장-석골사-상운암계곡-비로암폭포-정구지바위-돌탑군-선녀폭포-상운암-운문산-운문산서릉-대문바위-석골폭포-석골사주차장



석골폭포




석골사를 지나고...








새벽녁까지 내린 비가 산길을 촉촉히 적셔 놓았다.

기대했던 눈길을 아니지만, 혼자걷는 조용한 산길은 그 자체로 마냥 행복이다.



↖. 비로암능선       상운암. ↗

비로암능선으로 오르는 길과 상운암 방향 갈림길에서 상운암 방향으로...



정구지바위

정구지바위 앞에는 두 분의 산님이 향이 좋은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오늘은 석골사 뒷편 산행안내도 앞에서 한사람, 여기서 쉬고 있던 두사람, 하산길에 올라오던 세사람이 산에서 만난 사람들이었다.

'운문산이 이렇게 조용할 수 있구나' 싶은 산행이었다고나 할까???





정구지바위를 지나면서 맡은 커피향이 코끝을 간질여 내 발걸음도 세운다.

바위틈에 자리잡고 커피 한잔하며 셀카 놀이를 하고...




여기도 이런다리를 만들어 놓았다.

상운암계곡은 평상시에는 마른계곡인데...

큰 비가 와야 물이 바위사이로 돌사이로 몇일 흐르는 정도인데 여기에 이런 시설물을 만들다니....

요즘은 어딜가나 자연훼손에 경쟁이 일고 있는듯 하다.





돌탑군으로 오르기 전, 예전에 오르는 오른쪽 길은 놓아두고 왼쪽으로 돌아가게 새로운 등로 정비를 해 놓았다.

기존의 길이 경사가 조금 있으니 이런길은 충분히 이해가 될만하다.



우회로가 아닌 기존에 있던 옛길로 오른다.


새로이 우회길을 만들었으면 기존의 이런 구조물들은 철거를 시키던지 보수를 하던지 하면 좋으련만....

철구조물과 데크다리 만드는것 보다 이런것들을 정비하는게 우선이지 싶은데 말이다.



돌탑군으로 오른다.

새로 만들어진 우회로는 여기서 다시 만나게 되어 있다.

예전에 멋지고 이쁘장하게 많은 돌탑들이 쌓여 있었는데 세월의 자연스런 변화인지 많이 무너져 있었다.





돌탑군을 지나면 오른쪽으로 선녀폭포의 빙폭이 눈에 들어온다.

오늘 산행의 주목적이자 목표물인 선녀폭포까지 들어갔다가 나오기로 하고...  

밤에 내린 비와 눈이 바위표면에 얼어서 미끄러운 길을 내려간다.




빙벽을 즐기는 사람들이 여럿이 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보니 여기서 몇일을 훈련한다고...

순순하게 빙벽보다는 해외원정을 준비하면서 빙벽과 더불어, 얼음으로 식수를 만들고 불편한 텐트생활과 혹한을 이기는 훈련중이라고 한다.




선녀폭포

참 오랜만에 들어와 본다. 몇년만인지.....

올해 영알의 폭포중 이곳이 가장 두껍게 단단하게 얼어있는것 같다.

이 겨울들어 간월산 지시골 안간월폭포, 재약산 옥류동천 층층폭포, 영축산 금강골 금강폭포까지 찾았지만 빙역이 다 얕았는데....






선녀폭포에서 돌아나와 상운암으로 걸음을 옮긴다.

지난밤에 먼저내린 비가 먼저 얼어붙은 상테에서 눈이 살짝 덮어 놓아서 그 미끄러움이 상당히 조심스럽다.







상운암으로 오른다.




상운암




상운암 절집은 참 소박하다.

이런곳에 기거하는 스님이 참 스님이 아닐까????

석골마을 입구에서 두시간 가까이 걸어야 오를 수 있는 상운암...

찌그러져가는 양철지붕, 절집 앞마당 텃밭에서 손수 농작물을 기르고, 겨우내 얼어붙은 샘터, 식수는 어떻게 해결하는지.....

그래도 절집 마당에 태양광 시설이 설치된걸보니 기본 전기조명은 해결될듯하다.


상운암 마당에서 바라보는 억산부터 사자봉, 문바위, 북암산, 수리봉...

깨끗하지 못한 그림들이지만 제대로 한눈에 들어 온다.


간밤의 빗방울이 해발높은 산중 절집마당에는 눈으로 살짝 흔적을 남겨 놓았다.

굴뚝으로 피오 오르는 하얀 여기가 참 정겹다.

상운암에서의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다시 운문산 정상으로 걸음을 옮긴다.




상운암을 지나 운문산으로 돌아서면서 등로 좌측으로 살짝 비켜서면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겨울이면 멋진 빙벽을 이루는 곳이다.

오늘도 등로에서 살짝 벗어나 들러봤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올해도 멋진 그림을 만들어 놓았다.






간간히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와 바람소리만이 들리는 무명빙폭...

셀카봉 삼각대 세우고 왔다갔다 한참을 놀아본다.















빙폭에서 한참을 놀다가 빠져 나온다.

낮부터 강풍이 불거라더니 바람소리가 점점 심해진다.

서둘러 정상을 찍고 하산해야겠다는 마음이 발걸음을 바쁘게 한다.




눈꽃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정상이 가까울수록 제법 눈이 보인다.




운문산 정상으로 오른다.

원경은 미세먼지로 탁한데 정상석 뒤로 보이는 하늘은 더없이 파란색으로 깊이를 더한다.





정상석앞에 인증샷이라도 남겨야 하는데 산님들이 아무도 없으니....

삼각대를 세우려니 바람이 허락지를 않고, 삼각대 발에 돌로 무게를 만들어 놓고서야 셀카놀이를 한다.

 정상석 앞뒤로 좌우로 왔다갔다 "스마일"을 외친다.

타이머 설정된 폰은 그때마다 3장씩 사진을 찍어준다.  혼자하는 이짓거리도 나름 재밌다.

세상 참 좋다.  ㅎ..^^



가지산 정상 북쪽방향으로는 옅으나마 눈꽃의 흔적이 보이는듯 하다.



오늘도 빼먹지 않고 명품솔 하트안으로 정상석을 담아본다.

오늘은 점심으로 간단히 컵라면에 삶은계란이다.



간단한 점심과 커피한잔을 마시고 하산을 준비하는데도 정상에는 산님이 없다.

휴일 운문산이 이렇게 조용할때도 있구나 싶다.




이제부터 하산엔 탄력이 붙겠지....

혼자걸음, 사진찍는 시간과 휘익 주변 둘러봄이 쉬는 시간일테니까.



함화산은 인증샷으로...



중간중간 등로에서 벗어나 운문산, 함화산의 남쪽 바위사면을 담아보고...




올라오는 세분의 산님과 반가운 인사를 하고나서 하산엔 탄력이 더 붙는다.




대문바위로 내려선다.








억산에서 문바위로 이어지는 능선은 오늘 내내 눈앞에서 놀고 있다.

낮이되면서 찬바람이 불어서 그런지 오전보다는 미세먼지가 좀 옅어지는것 같기도 하고...




바스락거리는 낙엽소리가 귀를 심심하지 않게 하고...




석골사 앞쪽 암릉으로 내려선다.





석골폭포 위로 내려서서 한컷 남기고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산행을 마무리 한다.



가지산 눈꽃을 희망하면서 나섰다가 운문산의 상운암계곡 선녀폭포 빙폭으로 주목적이 바뀐산행...

겨울산행이라서 그런지 산행내내 너무나 조용하고 좋았다.

가고싶으면 가고 서고 싶으면 서고, 들리고 싶으면 들리고 빼먹고 싶으면 빼먹고, 먹고 싶으면 먹고 먹기 싫으면 안먹고....

혼자 산행은 이렇듯 언제나 여유로움이고 자유로움이다.

오늘도 나만을 위한 걸음으로 몸과 마음에 힐링이라는 단어로 가득채운 산걸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