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영취산으로 직장 동료들과 진달래 산행을 다녀 왔다.
영취산은 산이 높다거나, 산새가 특별하게 수려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4월이면 분홍 물감을 부어 놓은듯한 진달래가 진례봉에서 영취봉까지 군락을 이루고 있는 산이다.
사람이 붐비는 축제기간을 피하려고 하다보니 연일 이어지는 봄비로 산행날을 잡기가 참 쉽지 않았다.
화요일 아침 서둘러 울산을 출발,
10시 직전에 목적지에 도착, 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산행을 시작한다.
돌고개 행사장 주차장에 서 산행을 시작...
돌고개군락지, 개구리바위군락지, 진례봉 정상군락지, 봉우재군락지를 거쳐 시루봉, 영취산을 돌아 흥국사로 하산하기로 한다.
연일 이어진 비로 질퍽거리는 등로...
본격적인 진달래 군락이 펼쳐지고...
매일 얼굴을 대하고, 운동도 같이하고, 근무중 식사를 같이하는 참 좋은 동료들...
연일되는 비로 중죄를 지은 죄인마냥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진달래가 애처롭기만 하고...
이런 저런 이유로 일정을 연기했더니 진달래의 절정은 살짝 지난듯...
어렵게 잡은 산행이 참 아쉽다. 여기서 올려다 보는 진례봉 정상쪽 조망이 압권이라고 하는데...
파란 하늘은 바라지도 않았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운무조차 걷히질 않는다.
산이야 언제 그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또 오면되고,
좋은 사람과 온전히 하루를 같이할 수 있으니 이 또한 행복이지 않겠는가....
개구리바위로 오른다.
진례봉 정상...
평일인데도 산님들이 얼마나 많은지 정상 인증도 쉽지 않았다.
서둘러 이동, 봉우재로 내려선다.
진달래 군락이 집중되어 있는 450봉과 개구리바위 진례봉이 멀찍히 물러선다.
시루봉옆 바위에서 산정의 만찬을 즐긴다.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돌탑군도 지나고...
영취봉을 돌아서 본격 하산을 준비하며...
너덜에 낀 이끼와 흙으로 덮힌 하산길이 여간 미끄럽지 않았다.
흥국사 직전 이색적인 돌탑앞에서...
흥국사로 내려 선다.
흥국사
흥국사는 보조국사가 고려명종 25년(1195)에 세운 사찰이며,
조선 선조 30년(1597) 정유재란으로 소실되었다가 인조 2년(1624)에 중건하였다고 한다.
흥국사가 위치한 곳은 백두대간 지리산으로부터 여수로 뻗어 내린 산줄기 가운데 진례산과 영취산이 연꽃을 감싸고 도는 듯한 형상이란다.
묘도대교를 지나고...
이순신대교를 지나고...
제 아무리 계획하고 준비해도 하늘이 도와주지 않는한,
세상의 미물에 지나지 않는 우리 인간이 대 자연을 접하기가 쉽지는 않다.
여수의 파란하늘, 조금은 짠내가 나는 상쾌한 바람, 영취산의 활짝핀 진달래까지...
이 모두를 한번에 볼 수 있기를 기대 했으니 내 욕심이 너무 과해 하늘이 노하셨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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