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수리봉 문바위를 거쳐 억산을 올랐다.

문바위를 등에 지고 있는 북암산은 인곡마을 북쪽의 바위 모양이 두드리는 북 같이 생긴 데서 유래하며, 산세가 기린을 닮아 마을 이름도 여기서 유래해 인곡으로 불리며, 문바위는 갈라진 바위가 문짝을 닮은 데서 유래한다고 한다.

사자봉은 하얀 고깔모자를 닮은 암봉으로 문바위와 억산 사이에 우뚝 서 있다.

억수로 힘든 산, 억산(?)....ㅎ
수많은 산들 중에 최고라는 의미의 억만건곤(億萬乾坤)에서 유래한 억산(億山)이라고 한단다.


수리봉을 거쳐 억산으로 오르는 걸음은 위엄을 보이는 암봉과 명품솔들을 만날 수 있어 눈과 발이 즐거운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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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쉬는 날이 된 토요일, 이런 기회를 그냥 쉬면 안 되지.... ㅎ
뜬금없이 억산이 떠올랐다.
억산을 수리봉으로 시작해서 걸음 한 지는 만 4년이 더 지났다.

8시 30분, 석골사 앞 주차장은 텅 비어있다.
내 애마만 덩그러니....ㅎ

옛 화장실이 있던 장소는 이렇게 안내문으로 정리되어 있고...

수리봉으로 걸음을 시작한다.


오늘도 시작부터 수북한 낙엽으로 미끄러지기를 반복한다.



걸음을 시작한 지 30분, 첫 번째 전망바위로 오른다.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그림들이 참 좋다.




미니 삼각대를 세우고 혼자 놀이를 한다.
ㅎᆢ 요즘은 혼자 하는 이 짓도 자주 하다 보니 은근히 자연스럽다.





수리봉을 한눈에 담고...
오른쪽으로 무지개폭포가 숨어있는 새암터 골짜기도 보이고...



수리봉 남쪽을 아우르는 암릉으로 오른다.



이어 수리봉으로...


수리봉에서 내려서면 반가운 명품솔을 만난다.
재선충으로 전국의 소나무들이 수난을 겪고 있는데 여전히 건강해 보여서 좋다.


시원시원한 산그리메가 더없이 좋다.


서릿발을 밟으며 칼바람이 넘는 능선을 걷는다.

이 구간에도 두 그루의 명품솔이 암릉을 지키고 있었는데 한그루는 이미 고사하고...




지나온 수리봉을 돌아보고... 능선을 넘는 칼바람을 피해 문바위로 걸음을 서두른다.



문바위 갈림길, 잠시 문바위로 들어갔다가 나오기로...



문바위로 오른다.

문바위는 유난히 조망이 뛰어난 곳이다.
등 뒤인 북쪽을 제외한 동. 남. 서 방향으로 멋진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바람이 심해서 삼각대를 세우지는 못하고 셀카를...ㅎ


일망무제로 펼쳐지는 조망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문바위를 뒤로하고 사자봉으로 이동한다.


문바위를 돌아 나오는 길에 멋진 포토죤...



사자봉으로 오른다.



사자봉의 멋진 쉼터...
이곳은 꼭 쉬어가는 나만의 쉼터이다.
조금 이른 점심까지 해결하고 간다.
사자봉 쉼터바위는 부부솔이 바위를 좌우로 감싸며 뿌리를 내리고 있다.



억산으로 가는 중간중간 능선의 오른쪽은 수시로 조망이 되고...




억삼봉이라는 표석도 보이고...
낙엽으로 수북한 발아래는 바스락 거림으로 귀를 즐겁게 한다.

무지개폭포로 내려서는 갈림에는 리본이 많다.
요즘엔 이쪽으로도 많이들 걷는지...


석골사 뒤쪽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고...



억산이 코앞이다.
억산과 범봉, 운문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바위에 선다.





12시 18분, 억산으로 오른다.




절기상 대설인 오늘, 더없이 깨끗한 하늘과 상큼한 산공기가 너무 좋다.


이런 날은 먼 산그리메로 눈이 호강이다.


깨진 바위 옆으로 내려선다.

대비사에서 용이 되려던 이무기가 대비사 상좌로 있다가 주지에게 들켜 하늘로 솟구치며 꼬리로 억산을 내려쳐서 깨어진 바위라고...
믿거나 말거나..ㅎ



깨진 바위 아래로 내려는 이곳의 단풍색도 때만 맞추면 참 짙은데...



팔풍재로 내려서고...
이어서 곧바로 골짜기로 본격 하산을 한다.



이미 말라버린 단풍의 흔적들이 골짜기를 가득 채우고 있다.




때를 맞추지 못한 게 아쉽다. 아쉬워...



아!!!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단풍이 절정일 시기에 이곳을 한번 찾아야지 해놓고 아직 한 번도 때를 맞추지 못했다.
오늘 단풍의 흔적들을 보니 다시금 꼭 한 번은 찾아야지 다짐을 한다.







상운암계곡으로 내려선다.
바스락바스락, 미끄럽고 조심스러워도 이런 낙엽길이 싫지는 않다.



1시 45분, 석골사로 내려선다.
너무 어슬렁거리고 놀아서 그런지 짧은 길이 5시간 넘게 걸린 걸음이었다.


주차장에는 7대의 차가 주차되어 있다.
산행 내내 산님들이 없더니 차는 7대, 다들 어디로 걸은 걸까? ㅎ
4년 만에 찾은 수리봉으로 오른 억산, 혼자 걸음이라서 더없이 자유롭고 여유로운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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