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때와는 다르게 은수샘을 거쳐서 영축산을 올랐다.

영축산행에 은수샘은 늘 하산길에나 찾는 게 코스였는데 오늘은 거꾸로 은수샘을 먼저 찾는 산행을 한다.
은수샘이 숨어있는 암릉을 한 번도 올라보지 못했는데 낙엽이 진 지금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천정샘,금수샘,은수샘... 영축 지맥의 동남쪽에 있는 샘터 중 물맛이 좋은 곳이 은수샘이다.

집을 나서면서도 언양으로 가면서도 은수샘으로 영축산을 오를 계획은 없었다.
생각 없이 산악문화관으로 가니 영남알프스 산악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산악대회로 복잡함과 붐빔이 싫어 미련 없이 차를 돌려 나와 지산마을로 향했다.

10시, 축서암 절집 마당에 주차 후 걸음을 시작한다.
비로암까지 솔숲길을 걸어가서 골치기로 은수샘으로 오르기로 하고...



지난밤 내린 비로 촉촉한 산길이 너무 좋다.
오늘 같은 날은 굳이 산 정상을 오르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비로암을 지나면서 계곡으로 들어가 골 치기를 한다.




22년 가을 끝물이자 영알 단풍 끝물을 본다.
단풍이 이만큼 남아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건 덤(?)이다.







숨은 폭포에 도착한다.
영축 지맥의 동남쪽인 통도사로 흘러내리는 가장 큰 폭포라고 해도 무방하다.
3단으로 형성된 폭포는 골이 짧은 이유로 수량이 적은 게 아쉽다.



폭포 우측으로 빙~ 돌아서 상단으로 오른다.


숨은 폭포 이후 까탈스러운 너덜겅의 골 치기를 한참 더 하면 은수샘 옆으로 도착하게 된다.
착하게(?)도 누군가 바위에 흰색 라커칠을 해 놓았다.
이러지 않아도 아는 사람은 다 찾아오는데 말이다.


오른쪽 은수샘으로 향한다.

허~~ 참,,,,,, 웬 물바가지를 이만큼 가져다 놓았는지....
바가지마다 무슨 산악회라고 글들이 적혀있다.
이것들도 기름기 빠지고 햇살에 상하면 환경오염의 원인이 될지인데..... ㅠ.ㅠ



한 모금씩 석간수를 마시고 물병에 물 보충하고.... 커피 한잔하고 잠시 쉬어간다.
휴식 후 걸음은 은수샘 뒤편의 암릉을 직접 오르기로 한다.
숨은재까지 이어지는 이 구간을 한 번도 걸어보지 못했기에 낙엽이 진 오늘은 가능할 것 같다.


예전에는 이 구간에 로프가 있었는데... 철거된 지금은 오르기가 살짝 까탈스러웠다.
조심조심 오른 은수샘 뒤 암릉은 생각보다 훨씬 멋진 곳이다.




뒤로는 함박등과 선바위가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비로암 중앙능선의 암봉을 옆구리 끼고...
참 멋지다!!!

전망이 좋은 은수샘 뒤 바위에서 또 한참을 쉬어간다.


이 구간도 여간 까탈스럽지 않았다.
전날 내린 비로 바위가 다 마르지 않아서 더 조심스러웠다.


오르는 내내 비로암 중앙 능선 암봉을 눈앞에 둘 수 있다.




암릉을 다 지나면 숨은재로 오른다.


숨은재로 올라서니 북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얼마나 시원하고 상쾌한지.....
겨울로 가기 전 마지막으로 느끼는 맛있는 가을바람인 것 같다.



가을 내내 억새 산행 한번 못했는데 오늘 이렇게 뒤늦은 억새밭에 서 본다.






영축산 정상이 저만치 보이는 암군에 앉아서 점심을 하고...
이어 영축산으로 오른다.

영축의 정상보다 하늘이 더 멋지다.
간단히 정상석을 담고 신불산으로 이어지는 영알의 멋스러움에 취해본다.



뒤로 물러난 정상을 한번 더 돌아보고.... 이제 하산을 해 볼까나~~^^



취서산장을 지나고...


오늘은 하산도 여유로움을 쫓는다.
임도를 따라 갈지자를 제대로 다 쓰면서 내려갈 요령이다.
밋밋하고 지겨운 임도의 자갈길이 낙엽으로 융단을 깔아놓은 듯 멋스럽다.



15시, 축서암으로 내려서는 것으로 걸음을 마무리한다.
간월. 신불의 붐빔을 피해서 찾은 영축산, 미답 구간이었던 은수샘 뒤 암릉도 올라보고.....ㅎ
가을 끄터머리 영알의 품이 마냥 좋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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