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는 내 마음의 힐링센터 ^.^

기 타..(여행)

도심속 끄트머리 가을...

영알사랑 2025. 11. 30. 20:23


11월 마지막날, 보내기 아쉬운 가을의 끝을 부여잡고 연암정원과 울산숲, 명촌 억새군락지에서 만추의 햇살을 온몸으로 받았다.


11월도, 가을도 오늘로 끝이다.
유난히 짧았던 가을... 단풍다운 단풍을 느낄 틈조차 주지 않던 가을과 이별을 고한다.



올 가을은 설악의 품에 안겨보지도 못하고, 내장사나 선운사의 단풍도 만나지 못하고...
몇 년째 날짜를 맞추지 못해 건너뛴 피아골은 또 기약 없는 내년으로 넘겨버렸다.



그래도 어쩔 수 없지, 아쉽다고 언제까지 붙잡고 있을 수 없으니 오늘 기꺼이 보내주마.
잘 가거라. 25년 가을아 ~ ~ ^^



/  /  /

11월 마지막날이다.
낮기온이 20도까지 오르는 포근한 가을(?) 날, 산이 아닌 도심 속의 끄트머리 가을을 찾아 나선다.
오전에 자전거를 2시간 타고, 점심 후 연암정원과 울산숲, 명촌 억새군락지를 이어 걷기로 한다.


연암정원, 연꽃을 보기 위해 두 어번 찾기는 했지만 가을에 찾기는 처음이다.


2022년 생태계 복원 사업으로 북구 효문공단 일대에 조성된 연암정원은 산업로 변에 위치한 도심 속 비밀공간이다.
연암정원은 산업로와 공단 사이 삭막한 공간이 푸른 나무와 형형색색의 꽃과 식물들로 채워져 이곳이 도심임을 잊게 한다.



산업로에서 굴다리를 지나 원연암마을로 들어서자 먼저 진한 갈색으로 물든 메타세쿼이아가 눈에 들어온다.


파란 하늘 아래 뭉개 뭉개 구름은 그냥 사랑스럽고...


올해 4월, 새로 설치된 통나무 다리는
경주 천년숲의 외나무다리를 을 흉내 내어 놓았다.  
버드나무 아래 습지를 가로질러 놓인 나무다리 위에서 사진을 찍으려 줄을 서는 광경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고 한다.



몇 분의 연인들이 사진을 찍고 있어서 잠시 기다렸다가 한컷을 부탁드렸다. ㅎ

짙은 갈색으로 칠을 한 메타세쿼이아 뒤로 보이는 수련과 습지는 그리움이다.

/  /  /

연암정원을 나와 울산숲을 따라 태화강 명촌 둔치로 이동한다.


울산숲은 울산북구가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에 조성한 도시숲으로 총길이 7㎞에 달한다고 한다.
작년 말 준공된 송정 구간을 포함해 지난 3년간 120억 원의 예산으로 이화정, 신천, 호계 구간 등 대규모 도시숲을 조성하고 있다고...



울산숲의 연암동 구간은 연암정원 옆의 동해선 폐선로과 산업로 사이의 완충녹지에 숲길이 조성되어 있다.


옛 연암역사 출입구 구간은 산업로 인도로 나왔다가 다시 도시숲으로 들어간다.


도시숲에는 다양한 나무들이 식재되어 있다.
소나무, 참나무, 은행나무, 메타세쿼이아, 종가시 나무, 단풍나무.... 등

물론, 공단과 도심사이의 완충녹지였던 이쪽 구간은 기존에 식재되어 있던 나무들이라서 숲의 느낌이 자연스럽다.


중간중간 만나는 단풍들은 아직 절정의 화려함을 보여주고 있다.


효문사거리는 도로를 건너서 명촌구간의 숲길로 건너야 하고...


다시 명촌사거리 도로를 건너고 다시 도시숲길로...


이쪽은 단풍나무가 제법 길게 이어진다.
산중의 단풍은 이미 갈색 낙엽으로 바뀌었지만 도심 속의 단풍은 한창이다.



기대하지도 않았던 색 짙은 단풍을 만나니 눈도 바쁘고 폰카의 누름도 바쁘다. ㅎ


도심숲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다.
울산숲을 간단간단 걸어보기는 했지만 끄트머리 가을날이 이렇게 화려할 줄은 몰랐다.


단, 아쉽다면 북구지역에서 발생한 나무 지지대, 전지한 나뭇가지, 폐목 등 조경의 폐자재들을 이곳으로 모아놓은 것 같아서 조금 눈에 거슬린다.

울산 시내버스 명촌 차고지 진출입로 옆으로  울산숲길은 끝이다.

/  /  /

산업로의 인도를 지나고 아산로를 가로질러 태화강 둔치인 명촌억새군락지로 이동한다.


태화강 명촌 억새군락지는 태화강 백리대숲의 출발점으로 어른 키보다 큰 물억새와 갈대가 섞여있다.
억새군락지 사이에는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가 조성돼 있으며 시민들이 함께 즐기는 친환경 생태공간이다.



해마다 10 월 말부터 과 11월 초 진행되는 2~3건의 억새밭 걷기는 이미 끝이 났고...


가을바람에 서걱거리는 억새는 소리를 높이고....


이미 앙상한 겨울모드를 준비 중인 억새들 이건만 그중에 이제 은빛털이를 하는 지각생도 있네~~~ㅎ


억새밭 걷기 행사 후 아직 철거하지 않은 조형물이 남아있고...


겨울을 찾아 날아온 오리들은 태화강 하구를 저들의 놀이터로 만들고 있다.


/  /  /

태화강 하구 억새군락지를 뒤로하고 내황교와 동천교 사이의 메타세쿼이아 길을 걷는다.


이 길은 매일같이 출퇴근으로 걷는 길이다.
오늘은 출퇴근이 아닌 보내기 아쉬운 도심 속 끄트머리 만추를 즐기려고 걷는다.



아!!! 이 길...
어떤 주에는 새벽에 걷고 낮에 걷고, 어떤 주에는 낮에 걷고 다시 심야에 걷는다.

하루하루가 한주가 되고 한 달이 되고, 그 한 달이 모여 일 년이 된다.
그 한 달들이 모인 일 년이 코 앞이다.
이렇게 또 일 년이 다 만들어지고 있다.



이 길도 출퇴근이 아닌 나들이로 나서니 이렇게 아름답구나~~~ㅎ


메타세쿼이아 길을 지나고 동천강을 건너 집으로 향한다.


동천강편 산책로의 벚나무들도 단풍을 지나 낙엽으로 마지막을 불태우고 있다.
한 때 생명을 만들고 유지하던 새눈과 잎은 또 지는 대로 낙엽으로 할 의무(?)가 있겠지...
태어나게 해 준 나무의 자양분이 되기 위해 땅으로, 거름으로, 기꺼이 양식이 되어주는 갚음이다.

보내기 싫어 꼬리를 부여잡은 도심의 가을 나들이도 나름 아름답다.
무릎이 허락지 않아 핑계 삼아 걷는 걸음이지만 이런 걸음도 나쁘지는 않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