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의 계절, 녹음이 나날이 깊이를 더하는 5월 셋째 일요일...
신불산 공룡능선을 찾았다.

일주일 내내 날씨가 얼마나 맑고 깨끗하고 좋은지...ㅎ
출근해서 일하는 날들이 질투가 날 정도였다.
8일간 연속근무로 지친 심신을 달래려 영알의 품속으로 빠져든다.

경험상 5월 중순이면 영알의 준봉들이 저 나름의 철쭉을 자랑하고 있어야 하건만...
올해 영알의 철쭉인 개꽃(연달래)은 유래 없이 꽃몽우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신불산은 예외이기를 희망하면서 가천마을로 go go~~~

~ ~ ~
가천마을을 지나 건암사 아래로 들어서면서 본 신불산 암릉들이 파란 하늘과 멋지게 어우러지고...


적당히 주차하고 걸음을 시작하는데 코끝을 간질이는 찔레꽃 향기가 발길을 멈추게 한다.


8시 23분, 들머리인 건암사 앞에는 꽃잎을 떨어뜨린 불두화가 바닥에 소복하다

이 녀석이 건암사에서 신불산 이도사 집 앞까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참 재롱을 떨어주고...



계류를 건너고, 이정목의 방향에 표기되지 않은 뒤편으로 빠져든다.


계류를 건너고, 이후 볼거리 즐길거리 없는 된비알을 30분남짓 치고 오르면 자수정나라에서 오르는 능선으로 합류한다.


등로 왼쪽 바위틈의 명품솔과 먼저 인사를 나누고...
능선으로 오르면 곧바로 눈이 호강한다.
앞뒤는 물론이고 오른쪽이던 왼쪽이던 눈길이 가는 방향이 모두 good ^^


오른쪽 멀리 가지산 방향을 조망하고...
왼쪽으로 영축산 방향을 조망하고...


왼쪽 우회로는 내가 갈 길은 아니고...ㅎ
오른쪽 험로인 암릉이 시작된다.

여기 멋진 바위 쉼터에서 간식타임을...ㅎ


작은 하늘문(?)을 빠져나가고...



좋다. 좋아!!!
칼바위 구간을 공룡의 등짝이라면 이쪽은 공룡의 꼬리에 해당되리라.


공룡의 꼬리를 지나 엉덩이로 올라선다.


10시, 신불산 공룡능선, 칼바위 구간으로 오른다.




칼바위를 인증하는 셀카놀이도 하고...
휴일 칼바위에 산님이 없다.
10시면 이미 산님들이 공룡의 등을 즐기고 있어야 하는데...ㅎ



어쩜 이렇게 맑고 깨끗할까???
올 때마다 사진을 담는 장소이건만 늘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돌아보고 담고...
나아가면서 또 담고....


마지막 바위로 오른다.
여기가 공룡의 목덜미쯤이지 않을까 싶다.ㅎ


두 마리의 강아지가 업고 안고 있는 듯한 나만의 쉼터를 지나고...


10시 28분, 신불산 정상으로 오른다.
정상에도 산님이 없다.

돌탑은 또 왜?
3월 폭설이 내렸을 때도 멀쩡했는데...

잠시 기다렸다가 오르는 산님과 정상 인증 품앗이를 하고...


이렇게 맑고 깨끗한 날 신불산 정상이 이렇게 조용해도 되는 건지...ㅎ
진짜 의외다.


잠시 정상을 즐기고 신불재로 내려간다.
예년과 같이 정상적이라면 신불재까지 내려가는 좌우로 연분홍의 철쭉이 양 떼처럼 도열을 하고 있어야 하는데...
소백산만큼은 아니더라도 영알의 철쭉군락 중 양 떼의 느낌을 주는 유일한 곳인데 말이다.


없다, 아예 없다.
고산지대 바람을 이기려고 웅크린 수형 좋은 철쭉나무에 꽃몽우리가 없다.


여기도 저기도 다 마찬가지다.
나무사이로 겨우 보이는 한송이가 귀(?)하기까지 하다.




경계목 사이에 이 나무가 오늘 본 가장 많은 꽃을 가진 철쭉이었다.






10시 54분, 신불재로 내려선다.

바로 하산하기는 날씨가 아까워 능선이라도 좀 더 걷는다.
신선대까지 가서 오랜만에 바위 좀 즐기고 점심이나 해결하고 하산하기로 한다.

신불평원으로 가는 길 왼쪽으로 언양과 삼남면,
하북면을 한눈에 담는다.
문수산과 남암산, 멀리 흐릿하게 울산바다도 보이고...


아리랑, 쓰리랑 릿지 상부 정상으로...
앞쪽으로 나가면 시원시원한 바위를 즐길 수 있다.



까마귀 세 마리가 먹을 것이라도 좀 놓고 가라고 요란하게 떠들고...ㅎ



신선대 상부로 올라서 한참을 즐기고...
그늘을 찾아 간단히 점심과 커피까지 혼자만의 여유를 만끽한다.



바위군을 돌아내려 가 한컷에 담아보고...
이런 것도 생겼네~~


신불재로 돌아나간다.

12시 30분, 왔던 길을 되돌아 신불재로...
이제부터가 하산이다.


데크 쉼터 옆 약수터에서 물을 보충하고...ㅎ
신선대 옆을 지날 때 젊은 청춘으로 보이는 산님이 물을 좀 나눠줄 수 있냐고 물어왔다.
보기에 꽤 힘들어 보여서 가지고 있던 반 병의 물을 다 주고 하산길에 여기서 조금만 채워간다.

너럭바위에 자리 잡은 이 나무는 여전히 건강하고 멋진 모습이다.

문수암 입구...
사탕 두 개와 쵸코렛~~ㅎ
어떤 분이신지 마음이 참 이쁠 것 같다.

하산길 숲 속으로 빠져들면 조망이 전혀 없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삼봉능선의 남근봉과 호랑이봉이 깨끗하다.

ㅎᆢ어느새 다 내려왔다.
계류를 건너고...

13시 23분, 건암사 앞으로 내려선다.
혹시나 했던 신불산의 철쭉도 역시나였다.
큰 기대는 않았지만 그래도 신불산은 다르겠지 했었는데....ㅠ.ㅠ
연녹색의 싱그러움이 녹음으로 짙음을 더하기 시작하는 5월도 어느새 종반을 향한다.
연일 된 일터의 피로와 찌든 삶의 힘듦을 더없이 깨끗한 영알의 품속에서 씻어낸 치유의 걸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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