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는 내 마음의 힐링센터 ^.^

신불.영축산군

2020년 11월 10일. 마음 추스리려 찾은 신불-간월산

영알사랑 2020. 11. 11. 10:46

하루가 다르게 깊이를 더하는 2020년 가을....

한없이 너른 신불-간월의 품속에서 쪼그라든 마음을 추슬러 본다.

 

겨울의 문턱을 착각하게 하는 쌀쌀함이 연이틀 새벽을 열어놓은 가을의 끝자락이다.

 

만고의 진리, 한번 나면 한번은 죽어가는 게 당연한 이치이거늘....

한 사람을 떠나보내고 얼굴로 말로 표현을 다하지 못하는 눌린 마음을 산 걸음으로라도 털어내고 싶어 진다.

 

더없이 깨끗한 아침,  영남알프스 산악문화관 앞에서 걸음을 시작한다.

 

건폭이 되어버린 홍류폭포를 지나고...

 

된삐알의 구간은 일부러 가슴이 터질듯하게 씩씩거리며 올랐다.

이마에 땀이 흘러내릴 즈음 영알의 그림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바위로 올라선다.

 

등로 정비작업을 하고 있더니 곳곳에 길을 바꾸어 놓았다.

바위구간은 우회시키고 기존에 설치되어 있던 로프들은 모조리(?) 철거를 해 버렸다.

 

칼바위로 올라선다.

 

조용해서 좋고, 시원해서 더 좋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고,  위로하고 위로받고....

 

신불산 정상으로 오른다.

 

하늘, 공기 참 좋다.

이런 날은 고래고래 고함이라도 한번 질러보고 싶다.(욕먹을 짓이겠지만....)

 

서봉으로 이동....

 

전망 좋은 바위틈에 앉아서 간단히 점심을 하고 간월재로 내려간다.

 

평일이지만 간월재에는 의외로 사람들이 제법 많다.

배낭을 짊어진 산님들보다는 가볍게 간월재만을 찾아온 젊은 커플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

 

간월재에서는 머무름을 가지지 않고 바로 간월산으로 간다.

 

하늘은 푸르다 못해 검게 보이고 적당히 불어오는 바람은 며칠간 눌렸던 마음을 다 풀어놓는다.

그래....  오늘 산 걸음 하기를 참 잘한 것 같다.

 

하산은 간월산에서 돌아 나와 간월 공룡능선으로 내려간다.

 

영알의 가을은 이미 산 중턱을 지나 아래쪽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울긋불긋함은 복합웰컴센터 주변이 더 화려해 보인다.

 

공룡능선을 지나고 낙엽 쌓인 푹신한 등로를 걸어 복합웰컴센터로 내려서는 것으로 산행을 마무리한다.

 

슬픔으로 아쉬움으로 눌려있던 마음을 뻥 뚫린 영알의 품속에서 풀어놓고 나니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다.

마눌에게 오늘 산행이 말로 다 하지 못하는 내 마음이라 생각해줬으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