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지리산 천왕봉을 올랐다.

높이 1,915.4m로 남한에서 2번째로 높은 지리산은 국립공원 제1호로 규모가 국내에서 가장 크다.
지리산은 두류산 또는 방장산이라고도 하며, 한라산 · 금강산과 더불어 삼신산의 하나이다.

중산리 탐방안내소-장터목대피소-제석봉-천왕봉-법계사-로터리대피소-중산리 탐방안내소

6년 만에 다시 찾은 국립공원 중산리 탐방안내소...
오래만이라서 더없이 반갑기만 하다.

12시 10분, 느긋하게 걸음을 시작한다.

오늘은 당일치기가 아닌 장터목대피소에서 하룻밤을 묵을 일정이다.




칼바위...
오늘은 처형, 처제와 마눌까지 넷이서 걷는다.
3년 전에는 가끔 동행을 했었는데 코로나가 그 기회를 앗아갔다.
일상이 자유로워 지자 지리산 정상을 가고 싶다는 처제의 바람을 들어주기 위해 장터목대피소를 예약했다.



출렁다리를 지나면 칼바위 갈림길에서 왼쪽 장터목대피소 방향으로...



등로를 살짝 벗어나 법천폭포에 들러 몇 장의 사진을 담고...




두 번째 출렁다리를 건너면 돌계단의 경사가 조금씩 심해진다.



참 멋지다.
어쩜 이렇게 맑고 깨끗할 수 있는지...
즐거워하는 세 사람을 보니 봉사(?)하는 마음이 더없이 흐뭇하다.


홈바위교 전후의 너덜은 이 산엔 온통 바위밖에 없는듯하다



유암폭포에 들러 잠시 쉬어간다.





병기막터를 지나면 된비알의 돌계단이다.
나름 영알의 산행을 즐기는 처제인데 여기서는 걸음은 급격히 느려진다.


15시 40분, 장터목대피소로 오른다.
엄살을 피우는 처제의 체력을 감안해서 4시간을 계획했었는데....
그래도 시간 안에 올랐다.




연하봉까지 갔다 와서 대피소에 퍼지려고 했는데 산방기간이라 막아놓았다.
이런..... 좀 더 꼼꼼하게 계획하지 못한 내 잘못이다.

계획보다 엄청(?) 남아버린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일단 체크인하고 침상배정을 받는다.


4개의 호실, 155개의 침상을 가진 장터목대피소인데 저녁에 확인해 보니 오늘은 2호실만 사용, 이용객은 19명이었다.


할 일이 없으니 조금은 이른 산상만찬(?)을 펼친다.
준비해 간 족발에 야채, 산나물....
한잔의 술이 없는 게 그저 아쉽기만 했다.

먹고 놀아도 시간은 남아돈다.
느긋한 만찬과 커피까지 마시고도 웃고 떠들고 놀아야 했다.


장터목대피소에서 일몰이 좋다고들 하던데 오늘은 황사와 미세먼지까지 더해져서 꽝이다.
아쉽다 ㅠ.ㅠ


평일이라 이용객이 적으니 등록접수와 매점도 일찍 문을 닫아놓았다.
코로나로 모포대여가 없어진 후 대피소는 난방을 한층 보완해서 침낭이나 담요가 없어도 충분할 정도로 따뜻했다.
9시에 소등이 되고 긴긴밤을 자는 둥 마는 둥 뒤척였다.

4시에 일어나 대충 짐을 꾸리고 4시 25분 장터목대피소를 나선다.
구름 낀 하늘이라 멋진 일출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혹, 일출이 아니면 운해라도 만들어 질지....

제석봉을 지나고 통천문을 지나고...


서서히 어스름의 시간이 시작된다.




5시 30분, 정상이 코앞이다.
괜히 마음이 바쁘고 설레고...


5시 35분, 정상으로 오른다.
대피소에서 하룻밤을 묵었던 사람들 중 다섯 분은 어제 정상을 찍고 왔다고 했으니 14명쯤 같이 정상을 즐기고 있는 셈이다.
이제부터는 하늘의 시간이다.



평일 새벽이라 이렇게 여유로울 수가 없다.
원하는 만큼 정상석을 차지할 수도 있고...ㅎ
온전한 일출은 물 건너간 것 갔지만 구름 사이로 만들어지는 일출이라도 볼 수 있기를 바라면서 기다린다.






딱 요만큼이다.
멋진 일출도 운해도 만들어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더없이 행복한 순간이다.



30분 남짓한 지리산 천왕봉 정상 놀이를 마치고 하산을 준비한다.
자매들이 좋아하고 즐거워하고 고맙다니 오히려 내가 더 고맙다.


지리산 천왕봉!!!!!
언제 다시 찾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조용하고 여유로울 수 있을까.....



안녕!!!!!
아쉬움을 뒤로하고 하산을 시작한다.



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그래, 이제 그만 내려가야지~~~~






천왕샘을 지나고...







개선문을 지나고...



법계사 절집에 잠시 들렀다가...



7시 40분, 로터리대피소로 내려선다.

취사장에서 어묵 넣은 라면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커피까지 마시고서야 나머지 하산을 시작한다.





9시 50분, 칼바위 갈림길로 내려서다.


이후, 칼바위를 지나고 통천길을 빠져나온다.



10시 35분, 중산리 탐방안내소로 내려서는 것으로 산행을 마무리한다.
처제 처형과 함께한 산걸음, 가보고 싶다던 지리산과 대피소를 경험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한 번에 해결한다.
속담에 '마누라가 이쁘면 처갓집 말뚝 보고도 절한다'더니 내가 그 꼴이다.
내 마누라가 이쁘지는 않은데 말이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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