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산군

2024년 10월 27일. 학심이계곡 단풍은 아직이더라.

영알사랑 2024. 10. 28. 12:31


어느새 10월도 마지막주, 그래서 찾아야 하는 학심이계곡이지만 단풍은 아직이더라.


가지산이 만들어놓은 비경 중 하나인 학심이골의  비룡폭포와 학소대



해마다 10월 마지막주가 되면 당연한 듯이 찾게 되는 학심이계곡이다.
가지산이나 상운산으로 오르지 않고 학심이계곡의 단풍과 어우러지는 그 자체를 즐기는 것으로도 충분히 멋지고 아름답기 때문에...



10월 단풍을 기대하고 찾은 학심이계곡이건만 한여름의 계곡 산행을 하는 착각을 들게 했다.


~~~

오후부터 비예보가 있어 아침을 서두른다.
심야 퇴근후 서너 시간의 잠으로 몸은 천근만근이지만 산걸음을 나서는 설렘은 여전하다.



7시 45분, 천문사로 들어선다.


나름 서둘러 왔건만 이미 4대의 차가 먼저 주차를 하고 있다.
등산화 갈아 신고 배낭 메고 출발~~^^



운문로를 넘어오면서 오늘 단풍은 없을 거라고... 기대하지 말자고 마음을 먹었지만 그래도 조금은 심하다.
나무숲이 아직은 녹색이다.



배넘이를 지키는 수문장 노거수 서어나무에게 오늘도 안전산행을 부탁하는 인사를 하고...ㅎ


가쁜 숨 몰아쉬며 배넘이 고개를 지난다.
이곳을 오르고 내려가는 것의 반복만으로도 하루 운동량은 충분할 것 같다.



배넘이의 반대편 수문장은 이 배바위...
모습은 금방이라도 배넘이 고개로 오를 기세다.
마음만큼 움직여지지 않는 걸까?
받쳐놓은 나무가 힘들어서일까?



쭉쭉 뻗은 굴참나무 군락을 지나면 학심이계곡으로 내려선다.


8시 48분, 천문사에서 딱 1시간 걸음이다.
13시경부터 비예보라는데 아침하늘은 햇살이 눈부시다.



눈요기라도 시켜주는 걸까?
시작부터 서너 그루의 단풍이 인사를 건넨다.


주 초반의 비로 계곡의 수량이 제법이다.
협곡구간은 지나갈 수 없을 것 같고, 나머지는 비룡폭포까지 계곡을 거슬러 오르기로 한다.


좋다. 좋아!!!
미니삼각대 세우고 한 컷을 담아본다.



더없이 깨끗한 학심이계곡...
물색에서 단풍색이 묻어나야 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다.



이 구간의 단풍색이 가장 화려한데 올해는 아직 시작도 안 하고 있다.


지난해도 예년만 못하다고 했건만 작년의 사진과 정말 비교가 된다.


협곡 구간으로 들어선다.


수량이 많아서 통과가 안될 줄 알면서도 최대한 들어가 본다.
오른쪽 바위면에서 떨어지는 물로 물기를 머금은 바위들이 빙판처럼 미끄럽다.



협곡의 끝지점 바위벽에 말벌집이 보이는데 멀어서 사진으로 담을 수가 없다.


더 진행할 수 없어서 돌아 나와 우회를 한다.


우회 후 협곡구간 상부로 내려서고...
벌집을 확인하려고 가까이 가려니 말벌들이 쉴 새 없이 날아다녀서 포기를 한다.



간간이 보이는 단풍들이 반갑고...


오!!! 귀한 건데...
채취를 할까 망설이다가 그냥 두기로 한다.



서서히 물드는 나뭇잎들이 은근히 아름답다.
예년 이맘때의 색은 아니지만 단풍이 없으면 또 어떠리...
이렇게 깨끗하고 아름다운 계곡을 거슬러 걷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멋진 계곡을 배경으로 셀카 한 번 하고...ㅎ


또 한 번 셀카를 하고,
아니다 싶어 삼각대를 세워서 멋진 배경을 담는다.



학심이계곡의 큰 물줄기가 되는 왼쪽은 상운산과 쌀바위에서 만들어지는 비룡폭포 쪽이고 오른쪽은 가지산 정상과 북봉에서 만들어지는 학소대쪽이다.


먼저 비룡폭포로 오른다.
또 셀카놀이도 하고...
혼자 걸음을 하면서도 잘 논다. ㅎ



카메라 모드를 바꿔 색을 입히니 확실히 단풍이 물든 것 같다. ㅎ


비룡폭포 위의 전망바위로 오르고...
전망바위에서 보면 아래쪽이나 위쪽이나 아직 단풍은 멀었다.
일주일은 더 지나야 색이 들 것 같다.



10시 40분, 학소대로 들어간다.


전망데크 옆 금줄을 살짝 넘어가 사진만 담고 나오기로 하고...


멋지다. 학소대...^^


그래도 흔적은 남겨야지...ㅎ


학소대를 돌아 나와 비룡폭포로 내려서는 계곡을 좀 더 올라간다.
늘 그랬던 것처럼...



이쪽도 단풍은 아직이다.
해마다 찾을 때면 이 구간이 절정이었는데...
올해는 확실히 단풍이 늦은 것 같다.
물론 내가 2~3일 빨리 찾기는 했지만 말이다.



저 앞쪽으로 올라서면 끝...ㅎ
정상을 오르는 산행을 하지 않고 단풍걸음을 할 때면 늘 돌아서는 곳이다.


11시 15분, 오늘도 여기까지만...
배낭 벗어놓고 컵라면에 물 붇고는 미니삼각대를 세운다.
그리곤 한참을 쉬어간다.



계곡에서 빠져나오면 [가지산 학심이골 7번 지점]...
이제 돌아나간다.



하산은 계곡이 아닌 정상 등로를 이용...ㅎ


거북바위샘을 지나고...


올라갈 때 확인하지 못한 말벌집을 확인하기 위해 협곡구간의 반대편으로 접근해 본다.


맞다. 말벌집이다.
계곡 치기를 하려면 저놈들 집 바로 아래의 바위틈을 지나야 되는데...
저놈들 여름 내내 산님들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다.



계곡을 건너고...
오늘 산행에 처음 만나는 분들이다.
어째서 이 좋은 학심이계곡에 사람이 없을까?



12시 25분, 삼거리 초소로 내려선다.
올라갈 때 계곡 치기로 2시간 30분이 걸리더니 등로를 이용해 내려올 때는 1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다시 계곡을 건너는 것으로 학심이계곡을 벗어난다.
이후, 굴참나무 군락을 걸어 배바위를 지나고, 배넘이 고개를 넘고...


13시 30분, 출발지인 천문사 뒤 주차장으로 도착한다.
배바위를 지나 배넘이 고개로 올라설 때 비가 시작되더니 후둑후둑 빗방울이 굵어진다.


배낭 벗어놓고 천문사 절집을 기웃거려 본다.

매년 10월 마지막주가 되면 당연한 것처럼 찾게 되는 학심이계곡...
모자라는 단풍이 살짝 아쉬웠지만 오늘도 그 매력에 푹 빠진 걸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