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산군

2021년 3월 7일. 눈꽃 쫓아 또(?) 가지산으로...

영알사랑 2021. 3. 7. 23:28

2일에 이어 5일 만에 또 가지산을 찾았다.

겨우내 눈소식에 안달 나게 하던 영알에 춘삼월 난데없이 눈 풍년을 만났다.

 

경험상 겨울의 끄터머리부터 봄의 시작을 알리는 이맘때에 영알에는 더 멋진 눈그림이 그려지기는 했었다.

올해도 그 경험의 산걸음이 맞아떨어지고 있다.

 

토요일 낮부터 동풍의 영향으로 울산,울주에 가는 빗줄기가 자정이 지나도록 이어졌다.

5~6도에 머문 시내의 기온이면 영알에는 무조건(?) 눈으로 내렸을 것이라는 확신 아닌 확신이다.

 

운문령 방향이나 석남고개에서 오르는 코스는 산님들로 북적일게 보지 않아도 뻔하다.

일요일인 만큼 눈꽃을 즐기면서 산님들이 덜 찾는 코스를 골라야 한다.

중봉으로 오르는 덜 붐비는 코스는 진달래능선 밖에.....

옛 제일농원 주차장에서 진달래능선으로 걸음을 시작한다.

 

진달래능선으로 오르는 암릉구간....

↑. 건너편으로 백운산 정상부에 눈꽃이 살짝 얹혀있다.

↓.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가지산에서 운문산으로 이어지는 운문 지맥에는 흰색이 확연하다.

 

진달래 능선으로 올라 해발을 조금 더 올리니 눈 세상이 펼쳐진다.

 

오늘 이 코스 선택은 탁월했다.

좁은 등로에 능선이라 눈꽃이 터널을 이루고 있다.

 

눈꽃 터널... 허리를 숙이지 않으면 가지에 쌓인 눈이 머리에 부딪혀 목덜미로 파고든다.

 

중봉으로 오른다.

2월 26일, 3월 2일에 이어 연이어 중봉을 밟게 된다.

석남터널에서 오르는 산님들로 갑자기 시끌벅적인 산 걸음에 동참을 하게 되는 기분이다.

 

가지마다 쌓인 눈꽃들이 장관이다.

아쉽다면 하늘색이.... ㅠ.ㅠ

연이어 세번째 오르건만 한 번도 파란 하늘을 만나지는 못하고 있다.

 

가지산 정상 방향은 더 흐리다.

 

잔뜩 흐린 정상, 정상석을 인증하려는 산님들로 줄지어 서 있다.

이 그림은 영남알프스 9봉 완등때문이리라...

 

그나마 여유로운 옛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긴다.

 

서둘러 시끌벅적한 정상을 뒤로하고 헬기장으로 내려간다.

오늘은 운문 지맥 눈꽃길을 걸어 1081봉에서 하산할 계획이다.

 

헬기장 주변의 소나무들은 더없이 멋진 드레스를 입었다.

하늘이 열리고 파란 하늘이 만들어진다면 금상첨화일 텐데....  아쉽, 또 아쉽 ~~ ^^

 

흐~미!!!  영알의 눈 속에 내 눈이 빠지겠네~~~~

 

앞, 뒤, 좌, 우 어디를 봐도 온통 눈 세상이다.

눈이 덜한 바위틈에서 간단한 점심을 해결한다.

혼자 걸음의 점심이야 늘 컵라면에 삶은 계란과 커피 한잔이 전부이니 초간 편식이다.

 

간단 점심 후 운문 지맥을 따라 걷는다.

한번 더 느끼는 코스 선택의 탁월함.... ㅎ

석남터널 방향이나 운문령 방향에 비해 조용함은 덤이고 이능선의 그림도 너무 아름답다.

 

↑. 돌아보는 가지산 방향은 온통 하얗게 덮여 있다.

↓. 앞쪽으로 운문산에도 정상부에는 눈그림이 만들어져 있다.

 

기온이 오르니 가지에 쌓였던 눈들이 마구 떨어진다.

눈꽃은 옅어지고 등로는 질퍽이기 시작하고....

전망바위(일명, 자살바위)에 내려선다.

 

이어 1081봉에 도착...

진달래가 필 때면 이곳의 그림들은 그 어디에 견주어도 모자라지 않는 곳이다.

1081봉 앞쪽 전망바위에 앉아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걸음 내내 황홀했던 설경들을 되짚어 본다.

 

 

아쉬움에 한번 더 돌아보고.... 

이제부터가 본격 하산이다.

저 앞쪽 범바위 옆으로 내려설 때 까지는 제법 급경사의 까탈 짐이 이어진다.

 

↑. 범바위 뒤로 흐림의 하늘이 벗겨진 가지산 방향....

↓. 용수골로 내려선다.

 

2월의 끄트머리부터 연이어 내린 눈의 영향인지  용수골의 수량이 제법이다.

흙 묻은 등산화와 바짓가랑이 대충 씻어내고 남은 커피마저 마시고서야 주차장으로 내려선다.

 

웬만(?)하면 영알의 산들에 실증을 느낄 만도 하건만... ㅎ

걸어도 걸어도, 찾아도 찾아도 늘 새로운 모습으로 맞아주고 반겨주는 영알이 무한 고마울 따름이다.

눈꽃이 만들어졌을 거라는 기대로 찾은 가지산에서 오늘도 행복 또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