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황.재약산군

2020년 4월 26일. 색짙은 진달래를 찾아간 천황산...

영알사랑 2020. 4. 27. 09:16


사자봉과 수미봉 바위틈에 색고운 진달래 꽃을 혹시나 볼 수 있을까???



4월 마지막주, 이맘때면 영알의 정상부 바위틈에 자리를 잡은 색짙은 진달래 자태가 그리워진다.

가지산 정상에서 운문지맥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진달래, 영축지맥의 암릉을 따라 띠엄띠엄 나타난는 진달래, 사자봉과 수미봉 암릉에 자리잡은 키작은 진달래가 대표적으로 색짙은 작은 꽃잎을 보여주는 곳이다.

올해는 때아닌 이상기온으로 짙은색의 진달래를 보기는 어려워져 버렸다.

기상대의 발표를 빌리면 올해의 3월은 역대급으로 높은 기온의 한달이었고, 4월은 반면 역대급으로 낮은 기온이 만들어진 한달이 되고 있다고 한다.

강원권은 연이어 눈소식이고 영남지방은 배꽃과 사과꽃은 냉해를 입었다는 뉴스가 연일 이어지고 있으니...

영알의 주봉에는 4월 중순에 영하로 떨어지는 날들이 빈번해지고 있다.



이어지는 영하의 기온이라면 일찍 핀 진달래도, 개화를 준비한 꽃몽우리도 다 얼었으리라....

올 봄, 영알의 색고운 진달래는 없으리라는걸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천황산을 찾는다.

오랜만에 얼음골 용아A로 올랐다가 수미봉과 사자봉을 둘러보고 용아B로 내려오기로 계획하고 얼음골 주차장에서 걸음을 시작한다.





1.000원의 입장료를 지불하고....




천황사 직전에서 가마불폭포로 오르는 왼쪽길은 2년이 지나도록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아주 막으려는 걸까?  공사를 하고 있나?

궁금해서라도 막아놓은 금줄을 넘어서 올라가 본다.



왼쪽길은 등로 정비를 하려는지 곳곳에 페인트로 표식들이 되어 있었다.



가마불폭포로 오른다.






가마불폭포를 돌아나오면서 코너에서 바로 치고 오르면 용아A 초입이다.

여기서부터는 줄곧 된삐알을 씩씩거리며 오르게 된다.

숨이 차오르면 중간중간 멋진 전망바위에서 돌아보기를 하면 될테고..... ㅎ






이런 멋진 전망바위에는 한참을 머물고 싶다.






↑. 건강해 보이는 명품솔은 더없이 반갑고...

↓. 하산길에 밟게될 건너편 용아B의  바위군들을 눈에 담으며...

 



로프구간 직전에서 커피 한잔 마신다.

오늘도 혼자 걸음이니 미니셀카봉을 세우고 셀카놀이를....ㅎ




해발을 높인만큼 연녹색의 싱그러움은 사라지고 살짝 겨울맛이 나고 있다.

지지난해 이곳 전망바위에서 막걸리 한잔하며 쉬었는데...




시원시원한 이곳에서의 조망도 참 좋다.






금줄을 살짝 넘어 정규 등로로 합류한다.



사자봉과 수미봉이 눈앞에 펼쳐진다.




샘물상회 옆으로 등로 정비중이다.




임도를 따라 천황재로 가면서 왼쪽의 천주교 성지인 범굴에 들린다.




임도에서 300m, 큰바위 아래를 돌아내려가면 범굴이다.





언양과 울산주변에 여러곳에 이런 천주교 박해시절의 피신처로 이용된 흔적들이 참 많이 있다.

살티,탑골,선필,언양,울산병영... 등




범굴을 돌아나와 천황재로....

임도주변으로 간간히 보이는 진달래가 얼어서 검게 타들어가고 있다.




수미봉 주변 암군들 사이에 진달래가 없다면 재약산을 갈 필요가.... ㅠ.ㅠ

곧바로 사자봉으로 향한다.






덱계단을 버리고 암봉을 거슬러 오른다.

없을줄 알면서도 혹시나 있기를 바랐던 사자봉의 진달래는 역시나....

색고운 진분홍은 아예 없다 콩알만한 진달래 꽃몽우리들도 얼어서 검게 변해 버렸다.





천황산 정상으로 오른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제법 많은 산님들이 시끌벅적하다.



주변 산님께 부탁해서 간단히 정상을 인증하고....




사자봉 정상부에 키작은 진달래가 피면 참 이쁜데....

정상부에도 까맣게 변해있다.




한바퀴 휘~익 둘러보고 하산을 한다.




지난 늦가을에 찾았을때 파헤쳐 놓았던 등로의 침목들이 깔금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이쪽의 진달래도 얼어있기는 마찬가지...




천황산에서 한 눈에 담는 영알의 시원한 조망은 최고다.




얼지 않았다면 참 이쁜 진달래 산행이 되었을텐데....

참 아쉽다.





여기서 얼음골 방향으로 내려간다.



두 그루처럼 보이지만 자세히보면 한 그루인 고목....





계단을 내려가서 오른쪽으로 꺾어내리면 동의굴을 지나 얼음골로 가게되고,

바로 앞쪽으로 바위군을 타고 넘어서면 용아B 코스이다.







↑. 용아B 능선에서 절벽아래를 내려다 본다. 얼음골로 바로 가려면 저 아래로 가게된다.






하산길 용아B 코스는 가지산을 중심으로 백운산과 쇠점골, 얼음골 사과단지를 눈에 담을 수 있는 최고의 전망바위들이 심심할 겨를이 없이 나타난다.




미니삼각대 세우고 셀카놀이 중.....ㅎ









연이어 나타나는 깎아지른 절벽 뒤로는 멋진 그림들이다.







고사목이 있는 전망바위 오른쪽의 이 구간에 새로이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반대편으로 빙~ 돌아갔었는데....

로프의 상태를 봐서는 아직 따끈따근(?)한 상태다.





↑. 얼음골 결빙지가 저만치 아래에 보이고...




연녹색의 싱그러움이 눈앞에 펼쳐지는걸 보니 많이 내려왔다는걸 눈으로 느끼게 해 준다.





다 내려와 버렸네 ~~~~ ㅎ

얼음골 매표소 앞으로 돌아와 주차장으로 나간다.




혹시나 색짙은 진달래를 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찾은 천황산....

원하던 그림들을 볼 수는 없었지만 연녹색의 싱그러움과 맑은 하늘, 상큼한 공기가 맛있는 산걸음이었다.

오랜만에 용아A,B 코스를 걸으면서 전망바위에서 본 그림들이 마음속에 머리속에 진하게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