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15일, 간월산 지시골 골치기..
참 오랜만에 지시골 골치기로 간월산을 올랐다.
2018년 12월도 한가운데에 서 있다.
근무가 없는 주말, 심야 퇴근이라 원행의 선택은 쉽지않은터, 오늘은 영알의 친구이고 싶은데 어딜 걸어야 좋을까???
올 겨울들어서 두번의 추위가 있었으니 어디던 골치기로 오르면서 얼어붙기 시작한 빙폭을 보고 싶은데....
금강폭포나 층층폭포, 파래소가 먼저 떠오르지만, 층층폭포나 파래소폭포는 양지쪽에 있어 아직 빙폭을 만들지 않았을것 같고,
금강폭포를 생각하다가 갑자기 떠오른 곳이 간월산 지시골의 안간월폭포였다.
안간월폭포는 겨울철이면 하루종일 햇빛이 들지않는 곳이고 해발 600이상에 위치하고 있으니 지금쯤 빙폭이 만들어지고 있으리라.
그래 오랜만에 지시골 골치기나 하고 오자~~ ^^
등억리, 알프스산장 옆에 주차후 천상골가든 앞에서 걸음을 시작한다.
시작은 바로 진천골(전에는 이 골짜기를 천상골이라 부른곤했었는데 지금은 지도에 진천골로 나온다)) 골치기로...
임도를 만나기전의 이 초입구간은 9월에 간월공룡을 오를때도 걸었던 구간이다.
임도하부의 굴다리로 통과하려했더니 물이 고여 있어서 잠시 우회를 하고...
천길바위 방향과의 갈림구간에서 왼쪽방향의 골짜기가 안간월폭포로 가는 지시골이다.
이 지시골로 계속치고 오르면 숨어있는 아주 멋진 안간월폭포를 만날 수 있다.
오늘은 심심치 말라고 부산에서 왔다는 안간월 빙폭을 답사하러 왔다는 두 명, 빙벽을 타려고 왔다는 두명까지 앞서거니 뒤서거니 어울려 걷는다.
이 움막은 도대체 언제 생긴걸까 ? ?
작은돌들을 일일이 시멘트로 붙여 제법 공들여 만들어 놓았다.
금방이라도 돌들이 쏟아질듯한 된삐알의 골치기를 이어간다.
왼쪽의 고드름에서 잠시 놀아도 보고....
앞쪽으로 나무숲 사이로 살며시 빙폭이 보일무렵 뒤를 돌아보면 천길바위가 보인다.
안간월폭포를 만난다.
몇년만의 찾음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장비가 담긴듯 육중한 베낭을 짊어지고 빙벽을 타려고 왔다는 두명은 아직은 빙질이 약해서 타지는 못하겠다고 아쉬한다.
답사를 오셨다는 두명의 대화에는 전에 왔을때는 60m로프를 걸어도 빙폭의 길이에는 짧더라고 이야기한다.
아마도 겨울의 깊이가 깊어져 안간월폭포가 얼어붙어 전체가 한덩어리가 되었을때를 말하는것 같았다.
빙벽을 즐기려는 분들과는 달리 나는 폭포 옆으로 옆으로 찢어 오르면 되니 크게 아쉬울건 없다.
이어지는 두번째폭포, 세번째폭포를 연이어 옆구리를 끼고 오른다.
몇번의 추위가 더 온다면 안간월의 이 지시골은 온통 빙벽으로 채워지겠지....
이 빙폭을 끝으로 저 앞쪽의 암봉을 향해 가야한다.
빙폭의 얼음 구간은 한순간에 끝나고 너덜겅이 나타난다.
여기서부터는 비정상등로를 알바하듯이 걸으며 바위에 올라서기를 한다.
뒤를 돌아보니 천길바위가 아랫쪽으로 쳐져있고, 그 뒤로 고헌산이 께끗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응달이라 주중에 내린 영알의 첫눈이 잔설로 남아있고....
첫번째 암봉으로 오른다.
↑ 간월산 정상이 바로 앞에 보이고
↓ 올라온 진천골과 지시골이 선명하게 보이면서 멀어져 있다.
저 아랫쪽에는 출발지였던 알프스산장이 보이고...
↑ 멀리 가지산과 쌀바위, 상운산, 문복산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깨끗함이 너무 좋다.
↓ 토함산 무룡산, 치술령과 국수봉까지도 조망이 된다.
언양 시가지와 문수산, 남암산 그 뒤로 울산바다까지....
오랜만에 이런깨끗함을 만끽한다.
나무사이를 헤집고 다니며 두어번 더 바위를 타고 오르자 간월산 정상부가 눈높이에 가까워 진다.
찹찹한 공기가 너무 상큼한 날, 오랜만에 골치기로 기분은 두세배로 up...
잔설들을 밟으며 돌탑봉으로 오른다.
↑ 간월재와 신불산이 눈앞에 펼쳐지고...
↓ 간월산 정상은 지척이다.
하늘과 공기가 깨끗하니 저절로 기분을 좋게하는 날씨, 3개월만에 다시찾은 간월정상...
하산걸음을 시작하면서 전망바위, 안간월폭포를 보기위해 오른 지시골이 오롯이 발아래에 있다.
선짐재
다른때같으면 972봉을 올랐다가 천길바위로 갔을텐데, 오늘은 여기서 오른쪽으로 바로 내려가기로 한다.
선짐재에서 오른쪽으로 바로 내려가는 이 길도 참 오랜만이다.
이 코스는 많이들 걷지않는 길이다보니 등로에는 발목을 잠기게하는 낙엽들로 수북하다.
지시골과 천길바위 갈림구간으로 내려선뒤 한참을 더 걸으면.....
간월재로 오르는 임도로 내려선다..
이 후, 간월굿당을 지나고 임도 차단기로 내려서는것으로 산행을 마무리 한다.
참 오랜만에 찾은 안간월폭포의 겨울빙폭찾기...
너무 천천히 걸어서, 너무 놀아서, 6km남짓한 거리을 6시간이 걸려버린 산걸음이었다.
이 겨울, 몇번의 골치기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름 겨울맛을 즐기기는 설산이 아니라면 이런 빙벽이나 빙폭도 참 재미난 산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