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27일. 포항 내연산
100대 명산 23위, 포항의 내연산(內延山)을 찾았다.
내연산은 등산로 주변에 바위 하나 볼 수 없는 육산으로 정상은 삼지봉이다.
주능선은 완만하고 참나무 숲이며 청하골은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계곡으로 12개의 폭포가 절경을 뽐낸다.
12폭포골 또는 보경사계곡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청하골은 관음폭포, 연산폭포, 쌍생폭포, 은폭포 등 크고 작은 수많은 소와 협암, 기와대, 선일대, 비하대, 학소대 등의 기암절벽이 어울려 절경을 이루고 있다.
코스:주차장-보경사-문수암-문수봉-삼지봉-향로봉-시명리-청하골계곡걷기-은폭포-선일대-관음.연산폭포-보현암-쌍생폭포-보경사-주차장
9시 15분. 폭염이 사라진 하늘색이 너무좋은 아침, 보경사 일주문을 통과한다.
주차비 4천원, 사찰입장료 3천5백원.... 산행하는 사람에게 너무 심하다 싶은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지는 않다.
보경사 관람은 하산시 시간이 남으면 들리기로 하고...
보경사 옆에서 향로봉까지 7.9km 라고... 오늘 신나게 하루를 즐겨봐야지~~~ ^-^
우측, 문수암 방향으로...
저만치 아래 계곡에는 쌍생폭포가 눈에 들어오고...
너무나 깨끗한 하늘아래 오늘의 주 봉우리가 될 향로봉이 보인다.
(문수암으로 오르면서 계곡과 향로봉을 바라본게 오늘 오름걸음을 하면서 보인 마지막 조망이었다)
문수암 일주문(?)
문수암
능선으로 올라서니 가을 바람이 너무 시원하다.
문수봉 갈림길
10시 27분. 문수봉으로 오른다.
수리더미로 내려가는 갈림길
은폭포로 내려가는 갈림길
산행 초입부터 하산하는 순간까지 이정표가 너무 잘 되어 있었다.
조금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갈림길마다 2~3개씩 설치되어 있어 어느 코스로 가던 길을 잃을 경우는 없을것 같았다.
거무나리 코스로(은폭포) 가는 갈림길
거의 전구간이 참나무 숲인 가운데 한 두곳 이런 솔숲길도 있었다.
동대산 갈림길
11시 5분. 내연산 주봉인 삼지봉으로 오른다.
(삼지봉에는 두개의 정상석이 마주보고 있었다)
초지를 착각하게 한다.
걷는내내 전망바위나 조망점 하나없고 온통 참나무 숲길뿐이니 한두번 나타나는 이런 바위도 반갑다.
밤나무등 갈림길
하옥리로 가는 갈림길에서...
12시 35분, 향로봉으로 오른다.
향로봉 정상에서 본 송라면 방석리 방향의 동해안 바다가 문수암을 지나면서 부터 향로봉 정상까지 걷는동안 볼 수 있는 유일한 조망점....
간단히 기념하고 시명리로 서둘러 하산한다.
시명리로 내려서기까지 약40분의 하산길 역시 보이는건 참나무 숲과 발아래 등로 뿐이었다.
시명리에는 집터 흔적들이 여기저기 남아있다.
12폭포중 12번째폭포인 시명폭포로 내려간다.
시명폭포
2시 10분. 시명폭포 아래에서 늦은 점심후 커피까지 마시고 계곡으로 내려걷기로 한다.
가물어서 계곡을 걷기에는 오히려 쉬웠다.
가뭄으로 수량이 적어 이런 구간도 바위의 좌,우측면에 붙어서 걸을 수 있다.
너무 아름답다.
복호2폭포
이곳은 수심이 4~5미터쯤은 되어 보였다.
복호1폭포
계곡걷기에 빠져 아무런 생각이 없는데 난데없이 벌떼가 덮친다. 벌집이 있는 저 나뭇가지를 툭 치고 걸었으니...
베낭을 짊어지고도 아마 우사인볼트 보다도 순간적으로 빨리 뛰었지 싶다.
다행이 한방도 쏘이지는 않았다. 휴~~~~~
삼지봉에서 내려와서 계곡을 횡단하는 지점에는 계단도 깔끔히 설치되어 있었다.
계단은 눈요기만 하고 다시 계곡을 걷는다.
일주전의 더위였다면 아마 이런곳을 그냥 지나치지는 않았으리라.....
출렁다리가 있던곳...
조금은 부실해 보이던 다리를 철거하고 근사한 새로운 다리를 설치하려나 보다.
은폭포 상부
은폭포
날씨가 얼마나 시원해 졌으면 다른 산님들도 그냥 물 구경만 할 뿐이다.
다시한번 계곡을 횡단한다.
관음폭포로 내려서기전 비하대 맞은편으로 오르면 선일대라는 정자가 생겼다고 한다.
선일대(仙逸臺)
'신선이 학을 타고 비하대에 내려와 삼용추를 완성한 후 이곳 선일대에 올라와 오랜세월을 보냈다'고 전해진단다.
2015년 11월에 설치되었다고 적혀 있었다.
골을 타고 오르는 바람이 선풍기의 강풍 이상이다.
아무도 없는 선일대에서 물도 마시고 사방을 조망하고 한참을 쉬고 간다.
선일대에서 바라 본 향로봉...
선일대 내려다 본 비하대와 그 아래에 관음폭포와 연산구름다리...
관음폭포
연산폭포
연산폭포 구름다리에서 올려다 본 선일대...
관음폭포 이후 계곡에서 벗어나 정상 등로로 나와서 하산 걸음에 탄력을 붙인다.
보현암에 들러 갓부처도 보고...
쌍생폭포, 수량이 적어 쌍생이 아닌것 같은데.... ㅎ
폭포아래 그늘을 찾아 보온병에 남은물로 커피도 한잔하고 발도 씻고 쉬어간다.
5시 25분. 보경사옆으로 내려선다.
해거름으로 가는 보경사 뒤의 하늘도 참 아름답다.
입장료를 3천5백원이 내었으니 한바퀴는 돌아보고 가야지.... (순전히 본전 생각에...ㅎ)
보경사계곡은 세번이나 왔었지만, 올때마다 12폭포까지 계곡만 걷다가 가곤 했었다.
오늘은 혼자 걸음이라 맘 먹고 문수봉과 삼지봉, 향로봉까지 걷고 하산길 걸음도 계곡을 원없이 걸었다.
전형적인 육산인 내연산은 참 볼거리도 없고 지루한 산행이었지만,
하산길 청하골은 12폭포와 더불어 볼거리가 무궁무진해서 점점 걸음이 늦어지고 말았다.
선일대에 올랐을때는 아무도 없어서 혼자서 신선놀이를 하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