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23일. 재약산 옥류동천 빙폭(흑룡폭포,층층폭포,학암폭포)
봄의 절기인 입춘과 우수가 지나고... 2월도 어느새 종반으로 향하고 있다.
일주일 이상 영하의 날씨가 이어진 2월 넷째 휴일, 겨우내 생각(?)만 하다가 걸음 하지 못한 옥류동천 빙폭 구경을 나섰다.

층층폭포
재약산을 축으로 시작되는 100만 평이 넘는 고산습지인 사자평의 물줄기가 30m의 층층폭포를 거쳐 흐르는 옥류동천은 흑룡폭포를 지나 시전천으로 이어진다.


학암폭포
향로산과 재약봉이 어깨를 맞대는 칡밭에서 시작되어 만들어지는 학암폭포는 수량이 풍부하지 않지만 여름 호우 뒤와 겨울철 빙벽을 탐하는 산님들의 즐겨 찾는 보석 같은 폭포이다.


산들 늪, 사자평 억새길
재약산 수미봉(1,119m) 정상에서 남동쪽 능선부에 위치한 사자평 고산습지로 국내 최대 규모의 산지습지이다.
정상부의 평탄한 곳에 형성되어 있으며, ‘재약산 산들늪’으로 불리고 2006년 12월에 환경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코스:시전마을~표충사~흑룡폭포~층층폭포~산들늪~작전도로~학암폭포~시전마을

~ ~ ~
입춘이 지나고..
우수도 지나고...
속절없이 흘러가는 겨울이 아쉽다.
나름 여름보다는 겨울을 훨씬 좋아하는데 말이다.

9시 10분, 표충사 관광지 공영주차장
몇 번이고 걸음을 생각만 하다가 지나가는 겨울... 오늘이 아니면 이번 겨울에는 기회가 없을 것 같은 옥류동의 빙폭을 보러 나선다.

신라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표충사를 중심으로 왼쪽의 사자봉을 중심으로 하는 금강동천과 오른쪽의 재약산과 사자평을 중심으로 하는 옥류동천 두 계곡물이 흘러 시전천에서 만나는데,
이 시전천이 단장면 일대를 가로지르는 단장천으로 이어진다

표충사지구 공영주차장에 주하 후 시전마을 소산터 송림으로 걸음을 시작한다.

어쩌다 보니 내 나이도 육십이 코앞이다.
계산 없이 무식(?)하게 자신감에 넘치던 걸음들이 오십 중반을 넘어서면서 무릎으로 신호를 보내오기 시작하더니 이삼 년 전부터는 된비알이나 급경사의 하산길은 은근히 겁(?) 이나기 시작했다.


매표소를 지나고...

표충사 일주문을 지나고 절집으로 들어선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표충사의 그림들...

유난히 붉은 백일홍을 보기 위해 일부러 찾는 장소이기도 하고...

절집 그림은 이 정도로....ㅎ

삼층석탑을 한 바퀴 돌고는 절집을 나와 옥류동천으로 들어선다.


어!!! 이쪽 길도 포장이 되어 있네~~

청하암을 지나고 옥류교까지 산책로가 포장이 되어있다.


옥류교를 시작으로 산걸음이다.


몇 년 전 이쪽 등산로가 덱계단으로 만들어질 때 이쪽으로의 걸음은 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ㅋ

10시 10분, 흑룡폭포 전망대로 오른다.


셀카 한 번 하고...ㅎ

반역광으로 폰카에는 아침 햇살이 방해를 하고...





구룡폭포는 폭포라는 이름을 붙이기에 쑥스럽다.


10시 46분, 층층폭포로 오른다.

옥류동천을 휘어 감는 골바람이 보통이 넘는다.
옷깃을 파고드는 바람이 온몸을 떨게 한다.
손도 시리고, 찬바람이 들이치는 눈에는 눈물이 쉴 새 없이 흐르고...


그래!!!
겨우내 이런 그림이 보고 싶었다고....


지나는 산님이 없으니 또 셀카를...ㅎ





층층폭포 상단으로 오른다.


이곳저곳을 오가면 한참을 쉬어간다.
찬바람에 눈물을 주체할 수 없어 고글을 써야만 하고...


11시 5분, 작전도로로 올라선다.


층층폭포 상단으로 들어간다.

저만치 아래 폭포전망대도 보이고...
두 분의 산님이 올라와 폭포를 담고 있다.



폭포 상단으로 오른 뒤 얼어붙은 계곡을 잠시 걸어본다.



산들늪으로 이어지는 골짜기 얼음을 놀아보고...




골짜기의 얼음이 옅어지고 억새늪이 보이고...
임도로 돌아서 나간다.


고사리분교터 갈림길 옆으로 오르고...


고사리분교터 갈림길을 지나면 '재약산 사자평 억새길'이 시작된다.



감시 초소를 지나고 산들늪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전망대로 오른다.


코끼봉 아래를 감싸 돌아 재약봉과 향로산까지 보이는 더 넓은 산들늪이다.


뒤를 돌아보면 더 넓은 억새밭 뒤로 재약산 수미봉이 손에 잡힐 듯하다.
몇 년 전부터 잡목을 제거하고 억새밭을 조성하더니 이제는 제법 자연스럽다.




11시 50분, 사자평 억새길의 끄트머리가 가까운 죽전마을 갈림길...
여기서 그만 돌아 나간다.



매서운 바람을 피해 바위옆 데크에서 컵라면과 삶은 계란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위쪽의 탐방로는 새롭게 야자매트가 깔려있다.



코끼리봉에서 재약봉, 향로산까지 이어지는 능선 조망을 산들늪 억새로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하다.



혼자만의 더없이 여유로운 걸음...
사자평 억새길을 한 바퀴 돌아 입구로 돌아 나간다.



한 바퀴 빙~~~ 돌아 나와 고사리분교터 옆으로 나온다.



시큰거림의 무릎이 아니었다면 재약산 수미봉으로 올랐다가 문수봉과 관음봉을 거쳐 표충사 대밭 뒷길로 하산할 텐데...

12시 40분, 층층폭포 위쪽의 작전도로로 돌아온다.
이후부터는 작전도로를 따라 표충사 주차장까지 지루한 걸음을 이어가기로 한다.


어이쿠야!!!
작전도로 응달은 온통 얼음이다.


건너편으로는 문수봉과 중간쯤 암군들 사이로 적조암이 살짝 보이고 그 아래가 구룡폭포다.

작전도로를 왼쪽으로 엄청난 높이의 바위벽...

저만치 아래에 흑룡폭포와 전망대도 보이고...



작전도로에서 보는 건너편의 산그림들이 너무 좋다.
구룡폭포를 숨기고 있는 암군들과 그 오른쪽으로 층층폭포도 하얗게 들어온다.



흑룡폭포 전망대에서 보이는 길게 내려서던 빙폭들이 막상 가까이서 보니 한눈에 담을 수 없어 아쉽다.





향로산 갈림길...
그 아래쪽에는 근사한 소나무 두 그루가 쉼터를 만들어 놓고 있다.



크게 돌아서는 작전도로 왼쪽으로 꺾어 들어가 학암폭포에 들리기로 한다.


향로산과 재약봉 사이인 칡밭에서 흐르는 골짜기가 근사한 폭포를 만들어 놓았다.


13시 26분, 학암폭포...
학암폭포는 수량이 많지 않지만 떨어지는 높이가 있어서 여름철 큰 비가 온 뒤나 겨울철 빙벽의 빙질이 단단해서 나름 꾼(?)들이 찾는 곳이다.

또 셀카를 하고...

오늘도 세 분의 산님이 빙벽을 즐기고 있었다.




꾼들이 하강을 한 뒤에야 온전히 학암폭포를 한컷에 담아본다.



폭포에서 돌아 나와 작전도로에서 칡밭에서 시작된 학암 골짜기의 그림들을 상상해 본다.




조금은 지루하고 딱딱한 임도를 걸으면서 시선은 자꾸만 건너편으로 향한다.

필봉과 매바위를 조망하고...



14시 20분, 작전도로 통제문을 통과한다.

매바위와 필봉...
그리고, 사자봉과 수미봉, 문수봉, 관음봉까지...




다시 소산터 송림으로 내려서고...



14시 40분, 표충사 관광지 공영주차장으로 돌아온다.
옥류동천의 얼음폭포들을 보기 위해 나선 겨울 끄트머리 산걸음....
시큰거리는 무릎으로 수미봉을 오르지는 못했지만 층층폭포와 학암폭포의 멋진 그림에 더없이 행복한 걸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