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16일. 박상진 호수공원 그리고 무룡산
변덕이 죽 끓듯 하는 2월의 한가운데, 박상진 호수공원과 무룡산을 이어 걸었다.

송정 박상진호수공원은 울산의 대표 독립 운동가였던 고헌(固軒) 박상진 의사의 이름을 딴 대표적인 친환경 수변공원이다.

박상진 호수공원은 박상진 의사를 공원 명칭에 포함시켜 현대인의 역사의식 고취 및 교육의 장을 위해 2010년부터 2014년에 걸쳐 송정저수지 일원에 조성되었다.
272,000㎡의 면적에 3.6km의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고 고헌정(정자), 야유회장, 피크닉장, 미로정원, 소원샘 등... 산책로를 중심으로 LED경관조명이 설치되어 있어 야간 산책도 가능하다.

무룡산(舞龍山)은 울산광역시 북구와 동구 경계에 있는 산으로 높이는 451m이다.

~ ~ ~
입춘 절기부터 시작된 한파가 일주일 넘게 이어지더니 지난주 후반부터는 12~3도를 웃도는 봄날이다.

한 주간 심야 퇴근으로 피로가 누적된다.
그렇다고 방바닥에 엑스레이만 찍고 있기에는 아까운 휴일...

오후에 술 모임이 있어 서너 시간의 걸음으로 박상진 호수공원에서 서당골을 거쳐 무룡산이나 한 바퀴 돌기로 한다.

9시 20분, 박상진 호수공원 오른쪽으로 걸음을 시작한다.

지관서가(?) 카페를 겸한 휴식공간이 새로운 이름을 얻었나 보다.

고헌 박상진 의사 동상을 지나고...


박상진 의사의 '전별 시와 옥중 절명 시'를 눈으로 읽어보고....



아침부터 날이 워낙 포근하니 얼었던 산책로가 녹고 있다.

박상진 호수공원을 지나 달영저수지로 오른다.
오호!!!
이쪽도 저수지를 한 바퀴 돌 수 있도록 데크 길이 만들어져 있다.



서당골 주말농장을 지나 두 갈래의 계곡 중 오른쪽 계곡으로 들어선다.


능선으로 오르지 않고 서당골 골짜기를 걸어서 매봉재음수대까지 가기로...


걷는 이 없어 더없이 조용하고...
개인적으로 이런 느낌의 걸음을 참 좋아한다.

셀카놀이도 하고....ㅎ




오름길 내내 서당골은 재선충으로 고사한 소나무 훈증 무덤(?)들이....
제대로 처리를 하지 않고 방치된 소나무도 지천이다.


큰 계곡은 아니지만 찹찹함을 가진 서당골 골 치기가 정겨움으로 다가온다.
뭐가 좋은지 콧노래까지 흥얼대며 걷는다. ㅎ




화동못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고...
능선길로 나가지 않고 계곡으로 이어간다.



두 개의 골짜기로 갈라지고...
매봉재 음수대 방향은 오른쪽이다.


사유지 농장으로 오르는 계단도 만나고...
골짜기는 다니는 사람들이 없으니 계곡은 고사목들로 막혀있다.

고사목들을 헤집고 나아간다.


계곡의 형태가 옅어지고...
사유지라며 밧줄을 쳐놓은 이곳에서 골 치기를 끝낸다.

호!!! 웅덩이에 낚싯대까지 드리워 놓았다.
망중한을 즐기신 건가....ㅎ

농장 느낌의 사유지를 벗어나면 무룡산 임도로 빠져나온다.

임도로 빠져나오면 바로 매봉재 음수대 옆이다.


매봉재 음수대 옆으로 무룡산을 오른다.
짧으나마 여기서부터가 본격 산행이라고 할까...



무룡산 정상 앞쪽의 전망대로 오른다.


다니는 회사와 화학단지 쪽을 조망하고...

포근해진 날씨만큼 탁해진 시가지와 영알 방향...

북구 쪽인 호계와 멀리 치술령과 묵장산...

11시 08분, 이어 무룡산 정상으로 모른다.

정상부에는 세 팀이 시산제를 지내고 있다.

이쪽저쪽으로 즐비한 방송송신탑들이 볼거리가 되기도 한다.


정자 바다를 보기 위해 무룡사 방향으로 나가니 이쪽도 시산제를 지낸다고 시끌벅적하다.
오늘이 시산제 지내기 좋은 날인가?

헐 ~~~ 이쪽에도...
오늘 무룡산에는 8팀이나 시산제를 지내고 있었다.
무룡산 신(神)은 술에 취하시겠는데...ㅋ


깨끗하지 않지만 정자바다를 한 컷 담고는 시산제로 시끄러운 장소를 서둘러 벗어난다.

숲 속 쉼터로 내려서서 과일로 당보충하며 잠시 쉬어간다.

잠시의 충전 후 무룡산 단풍길을 걷는다.

지난가을에는 임도의 단풍이 아름다웠으려나...



달령재에서 쉬면서 점심을 해결하려 했더니 평상 쉼터가 없어졌네~~~ㅎ


달영저수지로 내려서기 직전에 컵라면과 삶은 계란으로 점심을 대신한다.


달영저수지 아래 쉼터로 내려선다.

야유회장을 지나면 맨발 산책로가...
요즘은 어딜 가나 맨발산책로가 당연한 것처럼 만들어져 있다.




미로 물정원을 지나고...





하심송을 지나면 소원샘으로...




고헌정을 지나고...




12시 55분, 박상진 호수공원 제방으로 내려서고...

호수공원 제방에는 다양한 포토죤과 쉼터가 만들어져 있다.

굳이 산걸음이 아니더라도 봄날처럼 포근한 오늘은 호수공원 한 바퀴 돌아도 충분히 좋으리라.

밋밋하고 볼거리가 없는 무룡산을 두배로 즐기는 방법이 박상진 호수공원과 서당골 골짜기를 거슬러 오름이리라.
절기 우수를 하루 앞두고 낮기온이 14도까지 오른 2월의 한가운데, 간단히 들어섰던 여유로운 무룡산 걸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