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강과 바다

대왕암공원 일출

영알사랑 2024. 12. 16. 16:25


12월 중순, 대왕암공원의 대왕암 위로 솟구치는 일출을 본다.



보름밖에 남지 않은 24년, 새벽같이 잠이 깨어 있으니 뜬금없이 일출이 보고 싶다.
손에 꼽히는 일출명소를 여럿 가진 울산이라 마음만 먹으면 어디던 2~30분으로 달려갈 수 있다.



대왕암공원은 수령 100년이 넘는 아름드리 해송 1만 5천 그루가 어우러져 울산을 대표하는 관광지다.
울산 12경 중 2경으로 불리는 대왕암공원은 신라시대 문무 대왕비가 죽어서 남편처럼 동해의 호국룡이 되고자 이 바다에 잠겼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다.


~  ~  ~

새벽잠이 없어지니 주어지는 하루(?)가 길다.
더구나 오후 근무가 시작되는 월요일은 오전이 하루처럼 느껴진다.



4시 전에 일어나서 뒤척이다가 뜬금없이 일출이나 보러 가야겠다고 생각이 든다.
영하로 내려간 아침이라 깨끗한 일출을 만들어 주려나....ㅎ



7시, 대왕암공원으로 들어선다.


울기등대를 지나고...


보름남은 24년, 또 하루를 열어주는 여명의 시간이다.


대왕암으로 넘어가지 않고 적당히 자리를 잡는다.
오늘 일출은 7시 26분이니 지금부터 10여분은 기다림의 시간이다.



대왕암 뒤 바다 끝으로 붉음이 시작된다.


살짝 드리운 구름들 사이로 해가 얼굴을 내민다.


평일이라 그런지 오늘은 일출을 담는 진사님들이 없다.
아침운동을 나온 동네분(?)들만 가끔씩 보일뿐...



대왕암으로 건너간다.

햇살을 받은 해안의 암벽들 사이로 중공업의 크레인들이 보이고...

슬도항 등대도 보이고...


대왕암 끝으로 올라서면서 오른쪽으로 뜨거운 해를 맞이하고...

비둘기도 일출을 즐기고(?) 있다.


대왕암의 전망대로 올라선다.


하루를 엮어갈 해는 어느새 수면 한 뼘 위로 올라서 있다.


돌아서 등대 쪽을 보니 긴긴 겨울밤을 지켰을 보름달이 맞은편 해와 임무 교대를 하고 있다.


슬도 앞바다는 하역의 순서를 기다리는 선박들로 촘촘이고, 일산지 앞바다는 바지선과 어선들이 바삐 움직인다.


바위틈에는 해국과 와송이 메마르고...


이제 나가야지...
뜬금없이 찾은 대왕암공원의 일출을 뒤로하고 돌아 나간다.



출렁다리 출구 쪽에서 한 컷 담아보고...


아침 햇살을 받은 일산해수욕장과 시가지는 더없이 깨끗하고...


아름드리 해송과 그 아래를 매운 시들은 맥문동 위로 햇살이 들어온다.


대왕암공원의 또 다른 볼거리가 된 맥문동과 꽃무릇 들...
때(?)가 아니라서 근사함을 찾을 수는 없다.



맥문동 군락지는 보리밭을 착각하게 하고...


가을 한때는 이 아름드리 해송 아래를 온통 붉은 꽃무릇 양탄자로 깔았을 테지....


8시 8분, 공원 입구로 돌아 나온다.
가까이 있어 언제든 찾을 수 있는 대왕암공원...
깨어있는 새벽이 아까워 찾았더니 이런 근사한 아침을 선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