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산군

2024년 3월 1일. 3월에 다시 만난 가지산 설경

영알사랑 2024. 3. 1. 18:54


3월 첫날, 눈꽃을 쫓아 가지산을 다시 찾았다.


3월, 오늘부터는 봄이라 불러야지~~ㅎ
아니, 겨울이 자리를 비켜주기 싫어하는데~~~ㅋ



2월 마지막날, 다소 쌀쌀했던 날씨에 시내에는 또 비가 내렸다.
당연히 영남알프스 정상들에는 눈으로 내렸을 터...ㅎ



눈이 왔으니 당연하다는 듯이 '내 사랑  영알'을 찾는다.
그것도 5일 만에 다시 가지산으로...♡♡♡



~  ~  ~


어제 내린 비가 영남알프스에는 눈으로 내렸다.
신불산으로 갈까? 가지산으로 갈까?
딱히 목적지를 정하지 못하고 일단은 집을 나서고 본다.

강풍주의보로 운전 중 차가 흔들릴 정도의 바람이 분다. 칼바위로 올라서지 못할 바엔 신불산으로 갈 이유가 없지....ㅎ


8시 10분, 석남사 앞 주차장에서 걸음을...
걸음을 시작하면서 바라보는 가지산은 하얀 그림을 그려놓고 있다.




오랜만에 이쪽에서 걸음을 한다.


9시 8분, 석남터널에서 오르는 길과 만난다.
능선으로 오르니 순간순간 몸을 날릴 듯이 몰아치는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여기서부터 얼어붙은 눈이 제법 미끄러워 아이젠을 착용하고...



정상부에는 이미 근사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한 무리의 산님들이 쉬고 있는 덱계단으로 오른다.


코재로 올라서니 바람이 몰아놓은 눈이 무릎을 빠지게 한다.
쌓인 눈은 많아도 앞서간 산님들이 길을 터놓아서 걷기엔 무리가 없다.


그림 참 좋다!!!


중봉으로 오르기 직전, 본격적인 설경이 시작된다.
더불어 사진 찍는 산님으로 밀리기까지...ㅎ



9시 55분, 중봉으로 오른다.


백운산과 천황산 방향...
쌀바위와 상운산 방향...



몸을 날릴듯한 강풍을 이길 수 없어 중봉에서 머물지 못하고 바로 정상으로 이동한다.


운문지맥의 능선과 암릉들이 멋진 옷을 입었다.
정상에서 쌀바위로 흘러내리는 그림도 끝내준다.



10시 23분, 산님들로 가득한 가지산 정상으로 오른다


3월이면 포근한 봄이어야 하는데...ㅠ.ㅠ
잠시 서 있기도 힘들 정도의 강풍과 손끝이 아릴 추위로 정상을 즐기기도 쉽지 않다.



정상석 앞에서 잠시 기다린 뒤 주변 산님과 정상인증 품앗이를 하고....ㅎ


한 두 컷 사진을 담기가 바쁘게 정상을 벗어난다.
일단 바람부터 피하고...ㅠ.ㅠ


대피소를 지나 헬기장으로 내려간다.
저렇게 멋진 설경은 보고 가야지~~~ㅎ



5일 전에 찾았을 때보다는 못하지만 얼어 불은 나무들은 그대로다.


헬기장 주변의 소나무들은 이번 겨울이 참 힘들어 보인다.
가지들은 부러지고 쳐지고....



키 작은 나무들은 아예 나무의 형상을 알 수 없게 만들어 놓았다.
눈 조각이라도 해 놓은 듯하다.



눈을 덮어쓴 운문지맥의 암릉을 보기 위해 좀 더 아래쪽으로 내려간다.


멋지다!!!


올 겨울은 영알이 눈풍년을 맞아 가지산으로 눈구경이 세 번째다.
매번 다른 그림을 그려놓은 대자연의 위대함은 경이롭기까지 하고...



한참을 이리저리 오가며 놀다가 다시 발걸음을 정상으로 되돌린다.
30분 남짓 놀았는데 돌아서는 걸음에 보이는 정상부는 산님들로 꽉 찼다.
ㅎᆢ 줄 서서 있는 산님들 좀 보소.



헬기장은 바람이 만들어 놓은 조각으로 신비로움을 더해주고...


11시, 다시 정상부로 오른다.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기괴한 모양들이 가득한 정상부...
거품인가?  솜털인가? 솜사탕인가?



쌀바위와 상운산 방향...
11시 5분, 한번 내려다보고 하산을 시작한다.



석남터널에서 오르는 코스와는 달리 이쪽은 등로에 쌓인 눈이 제법 많다.
발목을 푹푹 빠지게 하는 눈 쌓임이다.



내려가기가 아쉬워 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가지에 얼어붙은 얼음꽃들이 바람에 흔들려 부딪치니 풍경소리처럼 청아한 소리를 만들어 귀를 즐겁게 한다.


쳐지고 부러지고...
쌀바위 뒤쪽의 나뭇가지들도 아우성이다.



쌀바위 위쪽으로 올라서 본다.


오늘 보는 최고의 그림이다.
웅장하고 위압감마저 들게 하는 쌀바위와 가지산 정상부의 어우러짐이 한 폭의 그림이다.



천문봉과 삼계봉방향...
상운산과 고헌산방향...



다시 한번 가지산 정상방향을 조망하고...


11시 43분, 쌀바위 아래로 내려선다.


지나는 산님께 부탁해서 한번 더 인증을 하고...


쌀바위 안쪽으로 들어가 올려다보고...
돌아 나와 쌀바위 전체를 담아본다.



맑고 깨끗한 공기와 파란 하늘이 받쳐주니 오늘은 폰카의 그림들도 더없이 선명하기만 하다.


이제 임도를 따라 하산걸음을 재촉한다.
이쪽 그림도 나름 멋지다.


상운산 갈림길로 내려선 뒤 잠시 망설였다.
상운산으로 올라갈까 말까?
눈꽃이 남아 유혹을 했으면 좋으련만...
없는 눈꽃을 핑계로 편한 임도를 선택한다.



여기서도 잠시 망설임을....
급경사의 하산길은 아무도 걷지 않았다.

에이!!  안전하게 편하게 돌아가자~~~


임도로 하산걸음 중간중간 되돌아보기를 반복...


12시 30분, 임도 마지막 갈림길로 내려선다.
가지산 온천방향의 헬기장에서 뒤늦게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ㅎ



간단 점심을 하면서 본 문복산 방향도 산 그림이 너무 좋다.


다시 갈림길로 돌아와 마지막 하산걸음을 한다.


13시 13분, 딱히 볼거리가 없는 하산길이 걸음을 서둘러 석남사로 내려선다.


절집은 늘 그랬듯이 대충  휘~익 둘러보고...


13시 30분, 일주문을 빠져나오는 것으로 걸음을 마무리한다.

영알의 눈꽃을 쫓아 5일 만에 다시 찾은 가지산, 지난주에 내린 눈이 언 채로 녹지 않고 그 위에 지난밤에 덧 씌운 눈이 만들어 놓은 설경에 푹 빠진 3월 첫날의 산걸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