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볼라벤으로 전국이 난리를 친 다음날,
언제 그랬냐는듯한 날씨, 아침부터 후텁지근하긴해도 마냥 집에서 하루를 보내기엔 아까운 날씨다.
40여일간의 휴가도 이제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아이들 등교 시간과 맞춰 신불산이라도 다녀올까하고 집을 나선다.
평일이라 간월산장 아래 주차장은 한산했다.
계곡으로 먼저 들어선다.
태풍과 함께 내린비로 간월 계곡은 맑고 깨끗한 물이 시원스럽게 흐르고...
홍류폭포 방향과 간월재 방향의 계곡이 만나는 지점...
홍류폭포가 가까워 질수록 폭포수가 만들어 내는 바람이 시원하게 얼굴에 와 닿는다.
폭포속에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다.
한참을 바위에 걸터 앉아 시간을 보낸다.
한참 된삐알을 치고 오른다. 중간중간 바위구간에 로프는 새것으로 교체가 되어 있었다.
태풍 볼라벤의 흔적은 산행내내 등로에 그대로 남아있다.
전망바위에서 과일로 목을 좀 축이고..
한번 휴식을 하고나니 다리가 풀려 버렸다. 몇번이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충동질이다.
다른때보다 1시간이상 지체되어서야 칼바위로 오른다.
힘듬을 억지로 참고 오르자니 산님이 세분이나 나를 추월한다. ㅋ.ㅋ.ㅋ...
나름대로 산을 잘 오른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럴수도 있구나 싶다.
앞 뒤를 봐도 산님들은 보이지 않고, 나 스스로 힘들어 쉬기를 반복, 천천히가며 주변을 살펴보는 여유는 있어 좋다.
두 시간 전에 올라야 할 정상을 세시간이 가까워서야 도착했다.
정상부에는 한참을 기다려도 산님이 아무도 오지 않는다. 오늘은 정상 인증사진도 힘들다.
한번 더 뒤돌아보고...
신불산 서봉 방향으로 이동한다.
사방 전망이 좋은곳에서 여유로운 점심을 하고...
데크계단 기둥에도 빨아 먹을게 있는걸까? 매미의 노래 한곡을 다 듣고서야 나도 움직여 본다.
간월재가 시원스럽게 한눈에 조망되고...
그저께 가지산에서 억새가 핀 것을 보았는데, 간월재에도 벌써 억새가 다투어 피고 있다.
오늘은 더 이상 걷기를 포기하고 간월재에서 임도로 하산을 하기로...
요녀석! 카메라를 보더니 한장 더 찍으라고 아예 자세를 잡고 앉아 버린다. 나도 한참을 쳐다보며 앉아 있었다.
임도로 오다가 다시 계곡으로 치고 들어간다.
이곳은 등억리 주민의 상수원이다. 오염행위는 절대금지...
좋아서 즐기려고 떠난 산행이 이렇게 힘들고 곤욕스러울 수가...
신불산정상 하나만 달랑 밟고 오는데 6시간 가까이 소요되어버린 힘든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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